'한강 사망 의대생' 아버지 손모 씨가 아들과 실종 전까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친구 A 씨가 아들을 '그거'라고 칭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손 씨는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친구라고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는데, 본인이 불러냈고, 한 두 시간 전만 해도 다칠까 봐 편의점 냉장고 문을 잡아주고, 옷까지 털어주던 아들이 쓰러지고 나니 '그거'라고 했더라"라며 "그 당시엔 경황이 없어 몰랐는데 생각할 때마다 아들에게 '그거'라고 한 게 몹시 기분이 나쁘다"는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됐던 A 씨의 대화 음성이 담긴 화면을 캡처해 게재했다.
해당 방송에서 공개된 음성에서 A 씨는 "달려가다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막 굴렀다"며 "그래서 제가 그걸 끌고 올라오느라고 제 옷, 신발을 보면 아예 흙이었다"는 말을 했다.
이어 "저도 막 **이를 열심히 깨우려던 기억은 난다"며 "저도 계속 토하면서, 제가 좀 자주 깬다"고 자신의 기억에 대해 전했다.
손 씨는 "이 시점에서 '그거'는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겠죠"라며 "앞으로 저도 '그거'라고 똑같이 써야 할 거 같다"고 전했다.
손 씨의 아들은 지난 4월 25일 새벽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만취 상태로 실종됐다. 손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의 목격담을 제보해 달라는 글과 함께 절절한 부성애를 전하면서 '한강 실종 의대생'이라고 불리게 됐고, 큰 관심을 모으게 됐다.
하지만 5일 만에 손 씨 아들은 주검으로 발견됐고, 이후 손 씨는 아들의 죽음과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 A 씨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손 씨는 "주변에 가족께서 불의의 일을 당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망신고를 하고 나면 불가피하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며 "가장 마음아픈 것 중 하나가 휴대전화다. 명의자가 사망한게 확인되면 부정가입지적 대상으로 나타나고 명의 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이용정지를 거쳐 직권해지가 된다는 안내가 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번호를 없앨 수 없으니 직권해지 전에 명의변경을 해야한다"며 "명의변경을 하면 SNS나 여러 사항들의 변화가 예상돼 그 전에 저장해 둘게 많은데 시간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들의) 흔적이 사라지는 게 싫은데 참 맘대로 안된다"고 덧붙였다.
손 씨의 아들은 서울 사립대 의대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손 씨는 "학교도 자퇴를 하지 않으면 제적처리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자퇴를 했다"며 "친구가 밤에 불러내 집 앞에 나갔을 뿐인데 자퇴라니 좀 억울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손 씨의 아들은 A 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나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A 씨는 다른 곳에서 술을 마신 후 이동한 상태였고, 손 씨의 아들은 집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씨는 지난 24일 A 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