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튜브트레일러(사진)는 수소를 생산지에서 압축 저장해 수소 충전소로 운반하는 핵심 장비다. 현재는 금속제 타입1 탱크가 가장 많이 쓰인다. 소재 특성상 저장 압력이 낮다. 탱크 1기당 수소 공급량은 300㎏에 불과했다.
최근 일진하이솔루스는 세계 최초로 450기압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플라스틱과 탄소섬유 혼합 재질의 타입4 탱크를 개발했다. 1회 공급량은 500㎏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수소차 모델 넥쏘를 80대까지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국제표준화기구 인증도 획득했다. 오는 7월 제품을 내놓고 국내외 튜브트레일러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튜브트레일러 시장은 지난해 2억8500만달러에서 2030년 1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타입1 튜브트레일러는 크고 무겁다. 총 중량은 40t, 전장은 16m다. 도로교통법상 도심 진입 기준(30t)에 걸린다. 전국을 오가는 데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탄소섬유 소재의 타입4는 총 중량을 26t으로 낮췄다. 전장도 10m로 줄였다. 일진하이솔루스 관계자는 “중량이 30t을 넘지 않기 때문에 타입1과 달리 한강 교량을 건널 수 있고 차량 길이도 짧아져 이송이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수소 공급량이 늘어난 것도 장점이다. 2020년 이후 세워진 수소 충전소는 하루평균 500㎏의 수소가 필요하다. 충전소로선 타입4를 채택하면 튜브트레일러 투입 대수와 운송 비용을 최대 절반으로 절감할 수 있다.
수소 기압이 높아짐으로써 충전소 탱크 사용 때 필수였던 고가의 압축기 투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수소 충전소에서는 200기압으로 공급받은 타입1 탱크의 수소를 450기압으로 1차 압축한 뒤 2차로 700기압으로 압축해 수소전기차에 충전한다. 그러나 타입4는 450기압으로 운송돼 충전소에 보관되기 때문에 차량 충전을 앞두고 700기압으로 한 차례만 압축하면 된다.
타입4 탱크 개발은 수소경제 발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020년 말 기준 전국 수소 충전소는 70여 개에 불과했다. 2025년 450개, 2030년에는 660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수소 충전소는 2030년까지 1만1000개가 될 전망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해외 유수 수소 공급사와 협업해 세계 수소 공급망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일진하이솔루스 관계자는 “수소 인프라 구축 투자비와 운영비, 운송 차량의 시가지(도심) 운행 제한 등이 수소 인프라 확충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입4는 더 가볍고 작은 데다 성능은 좋아져 수소 충전소의 운영 비용 절감 및 전국적 수소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