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인 가사도우미를 1년 넘게 폭행하고 굶주리게 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싱가포르 여성이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22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이야티리(41)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30년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의 끔찍한 행동의 잔인함을 말로는 묘사할 수 없다"며 "피해자는 죽기 전 오랫동안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을 '최악의 과실치사 사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이야티리와 남편은 2015년 5월 당시 23세이던 미얀마인 피앙 응아이 돈을 자녀들을 돌보기 위한 가사도우미로 고용했다. 이후 가이야티리는 거의 매일 피앙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피양은 일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2016년 7월 사망했다.
집안에 설치된 CCTV에 따르면 가이야티리는 피앙을 감시하는 차원에서 문을 열어놓고 용변을 보거나 샤워하도록 시켰다. 식사도 극히 소량만 제공했고, 수면은 밤에 5시간 정도 잘 수 있도록 했다. 사망 당시 피앙의 몸무게는 처음 가사도우미로 들어갔을 때보다 3분의 1 이상이 줄어든 24kg이었다.
가이야티리는 지난 2월 결심공판에서 과실치사 등 28개 혐의를 모두 인정해 종신형 선고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판사는 "피고가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자녀가 아픈 문제 등으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무시할 순 없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가이야티리의 남편은 경찰관으로 더욱 충격을 안기고 있다. 그는 경찰 간부직에서 물러난 뒤 장모와 함께 여러 건의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