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2013년 제주도, 경상도를 중심으로 확산돼 2014년 피해고사목이 218만 그루까지 증가했지만, 범정부적인 총력 방제로 그 피해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국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지난 4월 말 기준 31만 그루로, 1년 전 41만 그루보다 24%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피해목이 3만 그루 이상 남아 있던 울산 울주군, 경북 경주시, 제주도에서 1만 그루 이상 감소하면서 전체 피해목이 줄었다. 권역별로는 전남과 경남이 다소 늘어났지만, 강원·경기·울산·제주는 크게 줄었다.
기존 발생지 중 이번 방제 기간(지난해 9월∼올해 4월)에 피해목이 한 그루도 발생하지 않은 시·군·구가 충남 논산, 강원 인제 등 15곳이었다. 이 중 2년 연속 발생하지 않은 지역도 충북 옥천 등 다섯 곳이다.
반면 예찰 활동 부진과 관리 미흡 등으로 피해가 확산한 곳도 있다. 부산 기장군의 경우 예찰단이 조사한 감염목을 방제 대상으로 관리하지 않아 감소 추세에서 다시 반등했다. 경북 고령은 예산 등 이유로 감염목을 계속 방치해 오랫동안 2000∼3000그루 수준이던 피해목이 1만 그루 가까이 늘었다.
피해목은 줄고 있지만, 소규모로 분산 발생하는 추세는 계속됐다. 부산 수영구, 대구 남구, 강원 삼척시 등 8개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새로 발생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시·군·구는 124곳에서 131곳으로 늘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예찰과 방제 난도가 높아지고, 투입 재원이 더 요구되는 만큼 경미한 피해지역이 청정지역으로 빨리 전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QR 코드를 활용한 고사목 이력관리시스템을 지난해 도입, 소나무재선충병 예찰·검경·방제에 활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사목 이력관리시스템은 소나무재선충병 의심목에 QR 코드가 인쇄된 띠를 두르고, 코드 스캔 후 좌표와 수종 정보 등을 입력하는 방식을 말한다. 시료채취·검경, 설계·시공·감리까지 동기화해 실시간으로 피해목의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휴대폰 등 스마트 기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예찰을 위해서는 시료 채취기 외에도 관련 도면, 윤척(나무 지름을 재기 위한 자), 테이프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했고, 조사 야장에 좌표 등을 수기로 작성해 오기와 누락이 많이 발생했다. 이 시스템은 특별 제작한 띠 하나만 두르면 자동으로 지름을 확인할 수 있고 띠에 인쇄된 QR 코드를 스캔함과 동시에 좌표, 조사자, 일자 등이 바로 뜨기 때문에 정확하게 자동 기재된다. 이 시스템은 특히 효율·정확성 외에 방제사업장 관리에서 더 큰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방제사업장 대표 지번 하나 들고 방제목을 찾아다녔다면, 이제는 휴대폰만 들고 산에 오르면 어디에 피해목이 있는지, 고사목이 있는지, 지난해 방제 지역은 어디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올해부터 미발생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용법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와 예찰방제단을 대상으로 권역별로 교육을 하고 있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정밀예찰도 벌이고 있다. 지자체 전국 합동예찰을 오는 11월까지 하고 헬기 및 무인항공예찰도 9~10월께 시행할 계획이다. 산림 관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제도정비 지침 및 운영 규정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9월 말부터 주요 피해 지역 사전조사 및 피해고사목 방제를 위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포기하지 않고, 소나무류 한그루, 한그루를 관리해 온 현장의 비결을 스마트한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예찰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방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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