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합니다. 자산관리의 궁극적 목적도 부자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자산이 얼마 정도 있으면 부자로 볼 수 있을까요.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자산(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 기준으로 26억원이면 상위 1%, 73억원이면 상위 0.1%안에 들어가는 수준입니다.
통계적으로는 상위 1% 안에 들면 부자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각자의 상황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부자의 기준이 좀 달라지기도 합니다. 한 금융그룹 연구소에서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순자산 100억원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자산규모가 있어서 그런지 실제 통계보다 부자의 기준이 한층 더 높습니다.
하지만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인생이 유한한 만큼 살아가며 소비할 수 있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산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노후설계 관점에서 보면 필요한 만큼 노후생활비를 만들 수 있는 경우 이미 충분히 부자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희망하는 부부기준 노후생활비는 평균적으로 월 300만원 수준인데요. 월급과 같은 현금흐름을 300만원(연간 3600만원) 만들려면 노후자산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요.
우선 자산이 유지되는 조건으로 보면 연 4% 수익률을 가정할 때 9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자산유지가 아니라 소진되는 기준으로 산출해 보겠습니다. 노후생활기간을 40년으로 가정하면 필요한 금액은 7억원(7억1254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대략적으로 많게는 9억원, 적게는 7억원 정도 노후자산이 준비되어 있다면 별다른 소득 없이도 여유로운 노후생활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7억~9억원이라는 금액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다만 앞서 살펴본 부자의 기준에 비하면 훨씬 적은 금액이죠.
국민연금·퇴직연금 등에 가입돼 있어 월 100만원 이상의 연금수령액이 예상된다면 필요한 노후자산은 3분의2 수준 이하로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월 150만원의 연금수령이 예상되면 필요한 노후자산은 3억5000만~4억5000만원입니다.
실제 월 300만원 정도의 노후생활비는 평균소득 수준의 근로자가 3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만 잘 준비해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노후준비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꾸준히 준비해간다면 결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은퇴 후 부자로 살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진웅 NH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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