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예전처럼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 2019년 국산 제품 1억원어치를 만들어 팔 때 일자리는 겨우 한 명꼴로 늘어났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고용 창출력이 더 나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2019년 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0.1명으로, 2018년과 같은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유발계수는 제품 등의 생산이 10억원 늘어난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취업자 수를 의미한다. 취업유발계수는 2016년 11.2명, 2017년 10.6명, 2018년 10.1명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한 데다 취업자 수가 줄어 전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사상 처음 1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화·무인화가 산업 곳곳으로 퍼지는 데다 글로벌 분업화 양상도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한국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제조업(공산품) 취업유발계수는 2017년 6.5명, 2018년 6.2명, 2019년 6.2명으로 내려갔다. 서비스업은 2017년 13.5명, 2018년 12.8명, 2019년 12.5명으로 떨어졌다.
2019년 기준으로 농림수산업(25명), 서비스업(12.5명), 건설업(10.8명) 순으로 취업유발계수가 높았다. 최종 수요 항목으로 살펴보면 소비는 12.2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12.5명)보다 0.3명 하락했다. 이어 투자(9.9명), 수출(6.9명)로 나타났다.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강화됐다.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2016년 0.791에서 2017년 0.78, 2018년 0.773으로 하락했지만 2019년에는 0.78로 반등했다. 부가가치 유발계수란 소비·투자·수출로 최종 수요가 한 단위 늘었을 때 새롭게 생겨난 부가가치(임금, 복리후생비, 영업이익 등) 창출액이 얼마인지를 나타낸 지표다. 매출 1000원을 올렸을 때 생기는 부가가치가 773원에서 780원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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