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글로벌판)과 더우인(중국판)으로 알려진 중국 바이트댄스(쯔제탸오둥·字節跳動)의 작년 매출이 미국과 인도의 제재를 받는 와중에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18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전날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라는 사내 행사를 열고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작년 매출은 2366억위안(약 41조5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111% 늘었다. 영업손실은 147억위안(약 2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적자가 지속되긴 했지만 적자 폭은 줄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틱톡을 비롯한 바이트댄스 앱의 월간 사용자 수는 19억명으로 집계됐다.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더우인 외에도 뉴스 추천 앱 터우탸오, 영어교육 앱 고고키드, 모바일게임 항해왕 등을 운영하고 있다. 150개국에서 35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한다.
바이트댄스의 대표 플랫폼인 틱톡은 지난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로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제재를 받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해당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틱톡은 또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인도에서도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으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바이트댄스는 대외 환경 악화에도 교육, 게임, 전자상거래 등으로 사업을 적극 확장했다. 지난 한 해에만 고용을 4만명 추가해 설립 9년 만에 임직원 수를 11만명으로 늘렸다. 설립 23년차인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 최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바이트댄스는 지난 3월 진행한 투자유치 협상에서 2500억달러(약 28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1400억달러에서 연말 2000억달러 등으로 연일 몸값이 뛰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비상장사여서 실적을 공개할 의무는 없다. 량루보 CEO 대행은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는 홍콩 또는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하다가 지난 4월 전면 중단했다. 상장은 중단했지만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유 주식을 1주당 826위안(약 14만5000원)에 팔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바이트댄스가 맞닥뜨린 최대 리스크는 해외 변수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견제 강화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빅테크의 주요 수입원인 금융업 감독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핵심 자산인 사용자 정보를 공유하라는 압박도 지속하고 있다.
이런 견제 속에 바이트댄스 창업자이자 CEO인 장이밍은 지난달 예정에 없던 사내 공지를 통해 올 연말 CEO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후임 CEO는 이날 행사를 주재한 공동창업자 량루보가 맡기로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