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중간배당을 포기했던 상장사들이 올 들어 속속 재개하고 있다.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주머니 사정도 나아진 덕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68곳(자회사 공시 포함)이 중간배당을 위해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곳이 주주명부를 폐쇄했던 점을 감안하면 중간배당을 예고하는 기업의 숫자가 전년 대비 31% 늘었다.
코로나로 중간배당을 접었던 기업들도 다시 복귀하고 있다. 중간배당에 적극적인 기업은 제조업 등 전통산업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 기업의 실적이 올해 크게 반등한 데 따른 결과다. 2015부터 5년 연속 중간배당을 했었던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 여파를 맞아 중간배당을 포기했었는데, 올해는 다시 중간배당을 주기로 했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마이너스 유가 사태 등을 겪고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면서 13년 만에 중간배당을 중단했었는데, 올해는 흑자전환을 바탕으로 중간배당을 재개할 방침이다.
새로 중간배당을 주기로 한 기업도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상장 이후 한 번도 중간배당을 준 적이 없었으나, 올해 주력사업인 조선·정유·건설기계에서 실적이 두루 개선되면서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밖에도 금융지주사들이 나란히 중간배당에 나설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발 금융위기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배당 자제를 요구했던 탓에 금융지주사들은 배당 성향이 대폭 낮아졌다. 올해는 은행권 수익이 크게 개선된 데다 코로나발 금융위기 우려도 상당부분 가셨기에 시장에선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중간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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