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모든 구성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방법으로 사재 주식 증여를 결심했다.”
지난달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48·사진)이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 내용이다.
기업 상장으로 ‘3조원을 거머쥐는’ 성공신화를 일궈냈지만 그의 언행은 ‘절대부자’의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그를 공존, 겸손 등 ‘격(格)의 키워드’로 설명하는 이가 많다. 청바지와 샌들을 즐기고, 여전히 직접 운전을 하며, 수백억원의 기부를 선뜻 실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장 의장은 KAIST 재학시절 창업에 나선 1세대 벤처 기업인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벤처 붐을 선도한 인물이다. 네오위즈(1997년), 첫눈(2005년) 등을 창업했다. 창업한 첫눈을 네이버에 매각한 대금 중 100억원이 넘는 거금을 직원 60명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벤처캐피털인 본엔젤스 대표 시절 무명의 청년 창업가들에게 억대 투자를 이어갔던 일은 아직도 회자되는 미담이다.
정보기술(IT)업계 발전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류석영 KAIST 전산학부장, 이병규 스파르타코딩클럽 대표와 의기투합해 개발자 사관학교 ‘정글’을 설립했다. 정글에서 후배 개발자들을 교육하는 등 직접 재능기부에도 나섰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위원장(2017~2020년) 직을 맡기도 했다.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1월 KAIST에 발전기금 100억원을 기부했다. 이번달엔 크래프톤 전·현직 임직원(총 11명)과 함께 KAIST에 전산학부 증축을 통한 차세대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에 써달라며 110억원을 기부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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