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만화가 미우라 겐타로(三浦建太?)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32년간 연재됐던 장편 만화 '베르세르크'가 끝내 저자의 손에서 완결을 보지 못했습니다. 일본 만화계의 초장기 연재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10년 넘게 연재되며 전 세계에서 1억 부 넘게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던 '진격의 거인(進?の巨人)' 시리즈가 마침표를 찍었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 판매된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의 최종권인 34권이 발매됐습니다. 이에 따라 만화 시리즈 연재도 11년 7개월 만에 끝을 봤습니다.
'진격의 거인'은 만화가 이사야마 하지메(諫山創)가 23세 때인 2009년 9월부터 잡지 연재를 시작한 작품으로 인간을 공격하는 식인 거인과 인류 간의 전쟁을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닫힌 사회'에서 자유를 찾아 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30년'으로 방황하던 일본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선'과 '악','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도 제기했습니다.
만화가 담고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각국의 젊은 층의 공감을 얻으면서 시리즈는 21개국에 번역 출간됐습니다. 전자책을 포함 누적 발행 부수가 1억 부를 넘어섰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장난감 등 연관 산업 분야로도 발을 넓혔습니다.
일본 내에선 초 장편 시리즈 완간을 기념하는 각종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주요 서점들은 특설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호텔 소시아는 진격의 거인 캐릭터로 장식된 이불 커버와 포스터로 장식된 객실 상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장기 창작물이 많은 나라로 유명합니다. 수십 년간 한 작품에 매달려 창작작업을 이어간다는 것은 여간 어렵고 고통스러운 작업이 아닐 것입니다. 작가는 작품에 생애를 걸고, 독자는 그에 호응해 작품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런 일본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작업이 앞으로 또 나올 수 있을지, 이런 장기 창작 문화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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