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박인비(33·사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2승 기회를 잡았다.
박인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의 레이크 머세드GC(파72·6551야드)에서 열린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단독 선두로 나선 리오나 매과이어(7언더파·26)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박인비의 골프 시계는 거꾸로 흐르고 있다. 올 시즌 7개 대회에 나와 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 여섯 번 들었다. 가장 나빴던 성적이 LA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5위다. 2연패를 목표로 세운 도쿄올림픽이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스스로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 그는 이 대회에서 시즌 2승이자 투어 통산 22승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오늘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았고 샷감도 좋았다”며 “이곳 머세드GC는 지난주 경기한 올림픽 클럽과 가깝고 코스도 비슷해 적응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날 페어웨이를 단 한 차례 놓쳤을 정도로 절정의 샷감을 뽐냈다. 그린은 18번 중 14번 적중했다. 퍼트 수는 29개로 적은 편은 아니었으나 기회마다 버디를 성공해 타수를 줄였다.
박인비는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4번홀(파4)부터 7번홀(파4)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았다. 6번홀(파3)에선 공이 그린 오른쪽 끝에 멈췄고 홀까지 약 7m 떨어져 있었지만 이를 넣어 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버디 1개, 보기 2개로 1타를 까먹었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회 주최사인 메디힐의 후원을 받는 이다연(24)도 3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그는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이어 2주 연속 미국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다연은 첫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남은 홀에서 버디 6개를 몰아쳐 첫 홀 실수를 만회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28)은 1오버파 공동 50위로 중위권에 그쳤다. 2019년 이 대회 우승자인 그는 지난해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아 2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섰다. 선두로 나선 1부 무대 데뷔 2년차 매과이어는 투어 첫 승 기회를 잡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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