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사진)이 10일 “반도체는 기술이 2년만 뒤처져도 회사가 망하는 산업”이라며 “이제는 국가 대 국가로 싸워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2010년 이후 메모리 시장은 잠잠했지만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앞선 공정기술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에 위협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반도체 가격과 관련, 진 회장은 기업의 투자와 생산량이 늘어나도 급격한 가격 하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몇 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쇼티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극자외선(EUV) 장비 등을 구하기도 어려워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64메가·128메가·1기가 D램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진 회장에 이어 발표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 서비스 그랩을 예로 들며 ‘슈퍼앱’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랩은 차량 공유뿐 아니라 금융, 음식 배달, 택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을 쓴다”며 “하나의 앱에서 모든 것을 소화하게 하는 것이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