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재개발지역 철거 현장 건물이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선 사고 전날(8일)부터 붕괴 징후가 있었지만, 주변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참사로 이어졌다. 정작 공사 관계자들은 붕괴 직전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모두 피했다.
앞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승하차를 위해 정차한 시내버스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탑승객 17명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60대 남성과 여성 4명, 70대 여성 1명, 40대 여성 1명, 30대 여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모두 9명이다.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으로 매몰된 시내버스에서 김모(76·여)씨 등 탑승객 8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승객 상당수는 60, 70대 고령인데다, 크게 다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사망자 중 60대 곰탕집 여주인은 큰아들 생일에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일한 10대 사망자인 고교 2학년 남학생(17)은 비대면 수업일이었지만, 동아리 후배들을 만나러 학교에 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소방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추가 매몰자는 없다고 밝혔지만 혹시 모를 매몰자가 있을 것을 우려해 수색을 계속 진행 중이다.
건설 현장 관계자는 "이상징후로 소리가 났다"며 "작업자들은 모두 대피한 뒤 현장 양쪽에서 인도를 통제했다"고 밝혔다.
다만 도로 통제를 안 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습이 급해서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