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회초년생을 상대로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종신보험 관련 민원의 40%가량이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종신보험은 사회 초년생의 목돈 마련 상품에 적합하지 않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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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10명 중 4명이 1020
8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접수된 보험 불완전 판매 민원(4695건)을 분석한 결과 종신보험과 관련된 것이 3255건(69.3%)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종신보험 민원 중 10~20대 비중이 36.9%(1201건)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26.4%) 40대(16.0%) 50대(8.5%) 60대 이상(1.8%) 순이었다.종신보험은 본인(피보험자) 사망 시 유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 저축성 보험에 비해 위험 보험료(사망 보장용 보험금)와 사업비(모집인 수수료) 등을 많이 공제하기 때문에 재테크와 저축 목적에 맞지 않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청년층 민원의 대부분은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소개받고 가입했다는 내용이었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저축에 적합하다고 설명하거나 자료에 저축용 상품인 것처럼 적시한 경우도 있었다.
직장 내 세미나, 워크숍 등에서 법인 직원들을 상대로 단체로 영업하는 ‘브리핑 영업’에 당한 사회초년생도 많았다. 이런 자리에서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은행 직원인 척 속이고 회사 직원들에게 종신보험을 적금처럼 브리핑해 영업한 사례도 접수됐다. 또 “보험 가입을 위해서는 해피콜을 받을 때 모든 질문에 ‘네’라고 대답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피콜 답변을 강요한 사례도 있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상품 내용·회사 반드시 확인”
금감원은 이 같은 민원이 급증한 만큼 젊은 금융 소비자들이 종신보험 가입 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액을 그대로 보장받는 은행 예·적금과 달리 보험사는 사업비를 별도로 떼가고, 종신보험은 이 비중이 높아 저축 목적의 상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상품설명서에 관한 판매자 말을 충분히 듣고 이해한 뒤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판매자가 판매자 명칭, 상품의 주요 내용, 상품을 만든 회사 등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지난 3월 시행한 금소법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계약 체결을 권유할 때 상품에 대한 중요한 사항을 빠뜨리지 않고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신보험 민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민원이 많은 보험사는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