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은 지난 2일 기준 2.202%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달 31일 2.179%로 2018년 11월26일(2.167%)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후, 1일(2.186%)에 이어 연달아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지난달 31일 기준 1.227%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날 국고채 5년물 금리도 1.739%로, 연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는 2019년 5월15일(1.755%) 이후 최고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3년 금리가 오른 것은 금통위 영향을 최근 몇일 새 소화한 것으로, 현재 3년물 금리엔 기준금리 1회 인상이 반영돼 있다"며 "10년물 금리의 경우, 금통위 영향도 있지만 수출 지표가 좋아졌다는 점과 시장에선 월말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던 국고채 단순매입이 늦어진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국은행은 국고채 1조5000억원을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4월 말엔 1조원을 매입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사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단정할 수 없지만,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간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을 꺼렸지만, 처음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한 것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이전 전망치(3.0%)보다 1.0%포인트 높였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오르면서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수출은 50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5.6% 늘었다. 이는 1988년 8월 이후 3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으로,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금리 오름세 이어질 듯…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2차 추경
장기적으로 채권금리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인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준 1차 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7.7% 정도였지만, 이달 1일 기준 580만명으로 11.3%로 훌쩍 뛰었다. 백신 접종 대상자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의 목표대로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7~8월 중 30% 이상 1차 접종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도 금리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공식화했다. 그는 "정부는 올해 '고용 회복과 포용 강화가 동반된 완전한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뒷받침의 일환으로 추가적 재정보강조치, 즉 2차 추경예산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은 백신 공급·접종 등 재난대책, 하반기 내수대책 및 고용대책, 소상공인 등 코로나19 피해계층 지원대책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재원은 기본적으로 추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추가 세수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국채 발행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국채 발행량이 많아질 전망은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채 가격은 떨어지게 돼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추경 등 추가 정부 지출이 편성되는 만큼, 국고 10년 이상 장기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공산이 커 보인다"며 "하반기 10년물 금리 밴드는 2.05~2.45%로 제시하며, 국고 3년물 금리는 1.10~1.30% 흐름으로 금리인상 소수의견 등장으로 1.40%까지 상단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연내 금리인상 의견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4월 금통위에서 한 의원은 가계대출 확대와 같은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 기준금리가 상당히 완화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내년 중 최소 2회 인상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될 것"이라며 "국고 3년 기준으로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레벨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