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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만난 與 초선들 쓴소리 대신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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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3일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했다. 더민초는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내 현안에 대해 쇄신을 요구하는 선명성 있는 모습으로 정치권의 관심을 모아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만난 이들은 뜨거운 정치 현안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관한 논의나 지적보다는 정권 자화자찬이나 대통령과의 ‘인증샷(기념촬영)’에 치중하면서 ‘맹탕 간담회’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쇄신 목소리 사라진 간담회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81명의 민주당 초선의원 중 68명이 참석했다. 더민초에서는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을 비롯해 김경만·김병주·신현영·양기대·양이원영·이동주·이탄희·장경태·조오섭·천준호 의원이 잇따라 발언에 나섰다. 이들은 더민초 내 의견을 모아 대변하는 역할을 맡았다.

마이크를 잡은 의원들은 정부에 대한 쓴소리보다는 정책을 호평하는 데 집중했다. 양기대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계기로 (2018년 4·17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의 영광을 재현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선의원들이 영빈관 리모델링 후 첫 손님이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박수가 터질 정도로 호의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날 정치·경제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한 의원은 소수에 그쳤다. 천준호 의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해 보다 과감한 조직개편과 원가공개 등을 추진해달라”고 했고, 이동주 의원은 “소상공인 피해보상이 피해 규모에 비례해서 시의적절하게 투입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초선의원들에게 단합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간 당내 중진들과 이견을 보여온 초선의원들에게 한목소리를 주문했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성과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내로남불’ 프레임을 언급했다. 그는 “성과를 낸 부분도 많이 있는데 내로남불, 위선, 오만 프레임에 갇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잘한 점은 자신있게 내세워 부정적 프레임이 성과를 덮어버리는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민심 전달은 실패
초선의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체감한 민심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는 행사 취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민초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이후 참패에 대한 반성과 당 쇄신을 요구해왔다. 지난달 ‘청문회 정국’에서는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당 지도부가 민심을 놓쳤다며 전문가 초청 강연, 2030 세대 등 시민 의견 청취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정작 이날 행사에서 이들은 민심 이반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조국 사태나 부동산 정책 전환, 당·청 관계 재정립 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행사 구성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2시간의 회담 중 30분은 참석한 의원 전원이 대통령과 개인 사진을 촬영하는 데 사용됐다. 의원 1인당 발언시간이 5분 정도로 제한된 탓에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진촬영과 함께 여러 의원이 발언하다 보니 긴박하게 행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촬영 이상 의미 없어”
소득 없는 간담회에 여당 내에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초선의원들은 대부분이 각각 다른 대선주자 캠프에 속해 있어 정치적 이해가 엇갈린다”며 “간담회가 단순한 사진 촬영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참석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이들은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기보다는 도보다리를 언급하는 등 뜬금없는 문비어천가가 크게 들렸다”고 지적했다.

전범진/임도원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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