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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다운된 날, 키위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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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과일 중 ‘비타민의 제왕’은 뭘까. 흔히 오렌지와 귤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틀렸다. 정답은 키위. 골드키위는 100g당 152㎎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100g당 비타민C 함유량이 오렌지의 두 배가 넘는다. 하루에 골드키위 하나만 먹으면 비타민C 일일 권장 섭취량(100㎎)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 새콤달콤한 맛으로만 주로 기억되는 키위의 ‘반전 매력’이다. 맛보다 영양이 더 꽉 찬 키위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스트레스 날리는 키위
키위는 ‘영양소 밀도’가 높은 과일이다. 영양소 밀도란 식품의 열량 대비 각종 영양소 함유량을 점수로 나타낸 지표다. 골드키위의 영양소 밀도는 20.1점이다. 사과(3.5점)와 블루베리(4.3점)에 비해 다섯 배 높다. 그린키위의 영양소 밀도도 15.2점으로 다른 과일에 비해 훨씬 높다. 적은 양으로도 많은 영양소를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키위에는 비티민C 이외에도 식이섬유와 칼륨, 엽산, 항산화제 등 20종이 넘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 있다.


키위는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일로 불린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등 기분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골드키위를 하루 두 알씩 4주간 섭취하자 피로감과 우울감이 각각 38%, 3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 활력은 31% 높아졌다. 키위 속 풍부한 비타민C가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키위는 체중 관리가 필요한 이들이나 당뇨병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린키위의 혈당지수는 39점으로 저혈당식품의 기준치인 55점보다 낮다. 식사하기 전 키위를 한 알 섭취하면 탄수화물로 인한 혈당 상승폭을 줄일 수 있다.

키위에는 천연 소화 효소인 액티니딘이 함유돼 소화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특히 고기를 즐겨 먹는 이들은 식사 전후에 키위를 먹으면 소화기 건강에 좋다. 단백질 분해 효소인 액티니딘이 육류와 유제품, 콩 등의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설탕 넣고 유리병에 담으면 키위청 완성
국내에서 판매되는 키위는 그린키위와 골드키위 두 가지다. 털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린키위는 표면에 짧은 털이 있지만, 골드키위는 털 없이 매끈하다. 색상은 둘 다 갈색을 띠지만 그린키위가 조금 더 짙은 편이다. 맛은 골드키위가 그린키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달콤하다. 신맛도 덜하다.

키위는 후숙 과일이다. 마트 등에서 구매해 실온에 2~3일 정도 보관한 뒤 먹어야 키위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키위의 숙성 정도는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알 수 있다. 키위 표면이 살짝 들어가면 숙성이 잘된 상태다. 키위의 상큼한 맛을 선호한다면 후숙이 완전히 되기 전 딱딱한 상태에서 먹어도 좋다. 키위를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다른 과일과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냉장고 대신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키위는 반으로 뚝 잘라 숟가락으로 떠먹을 때 만족감이 가장 높다. 키위를 잘게 잘라 요거트에 넣어 먹으면 다이어트 식단이 된다. 최근 ‘홈카페’ 열풍을 타고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키위청을 만들어 먹는 게 유행이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잘게 자른 키위를 설탕과 1 대 1 비율로 유리병에 넣고 2~3일 숙성하면 끝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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