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종합부동산세 부과 범위를 공시가격 기준 ‘상위 2%’로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부자 감세’ 논란이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당내 ‘종부세 완화’ 반대 의견을 설득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송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와 경기·인천지역 기초단체장 간 정책현안 회의에서 “만약 종부세 부과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면 종부세를 내는 시가 20억원 이상 주택 소유자의 세부담도 평행이동해 줄어든다”며 “하지만 제가 만든 상위 2% 안은 과세기준이 평행이동하지 않아 (고가주택 소유자) 세부담이 오히려 늘어난다”고 밝혔다. 과세 기준을 상위 2%로 정하는 방식은 금액 상향 방식과 달리 초고가 주택 소유자에게 추가 세부담 감면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송 대표는 “이번에 조정하려는 종부세와 양도세는 1가구 1주택에 관한 것”이라며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종부세는 합산 기준 6억원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의 이런 발언은 청와대와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종부세 완화 불가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과 대상을 상위 2%로 정하면서 고액 자산가에 대한 부유세 성격이 강해졌다”면서도 “당내에 전체적인 감세 기조로 돌아서는 것이냐는 비판적 의견을 가진 분이 많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 간 ‘온도차’가 느껴지는 만큼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주택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로 피해가 예상되는 생계형 사업자에 대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위 간사인 박정 의원은 “이달 관계부처와 상의해 몇 채 이하, 소득금액 얼마 이하, 몇 세 이하 등 이런 식으로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송 대표의 주택 정책인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누구나집은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가 집값의 6~20%만 내고 10년간 임차료를 내며 거주한 뒤 최초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김진표 특위 위원장은 “오는 10일께 수도권 10여 곳에서 누구나집 2만여 가구를 언제 어떻게 어떤 조건으로 분양할지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8년 전 인천시장 재직 당시 누구나집을 처음 도입했다. 그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이 제도를 포함시키려 했지만, 최종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송 대표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진한 정책은 공공임대 확대와 임대사업자 활성화였다”며 “내집을 갖고자 하는 국민의 욕구를 고려하면 그런 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술회했다.
오형주/조미현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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