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국회의원은 욕설을 해도 된다는 막말이 나온 사실이 확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 정계에서는 시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호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이때문에 '빗나간 충성심'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조남석 익산시의원은 지난 26일 국가식품클러스터담당관 행정사무감사에서 한국식품클러스터진흥원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일개 직원들이 노조를 구성해 가지고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함부로 했다"면서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는 한국식품클러스터진흥원 노동조합이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익산갑)의 갑질 의혹을 제기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당시 노조는 "(김 의원이) 떡 가공 업체 대표에게 '수준 떨어지는 제품을 생산한다'는 식의 발언과 '입주를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고 강조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 기업과 대한민국 중소기업 전체를 모독하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국민이 대통령도 촛불시위로 탄핵시켰다. 그 국회의원도 우리 시민이 탄핵시켜야지 왜 진흥원이 얘기하느냐"면서 "개XX라고 욕할 수도 있다. 정치인들은 시민의 대표니까.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부시장에게 질의했다.
오택림 부시장은 "제가 답변드릴 범위를 넘어선 말씀인 것 같다"고 난색을 표했지만 조 의원은 오히려 "그게 갑질입니까?"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또 강경숙 산업건설위원장의 "정치적인 얘기는 삼가해 달라"는 제지에도 그는 "이게 무슨 정치적인 얘기냐"면서 "시민들 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파문이 일자 민주당 전북도당은 "행정감사 자리에서 욕설을 한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이라면서 당 차원에서 조사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간 국책사업인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이 당초 계획이나 청사진에 비해 초라한 모습이고,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모습에 수많은 시민들이 답답해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책임이 무거운 진흥원에 대해 시민들이 뽑은 대표로서 국회의원이 따끔한 질타를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