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마블’ 되겠다”
CJ ENM과 티빙은 이날 창립 이후 최초로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소개했다. 강 대표를 비롯해 양지을·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임상엽 CJ ENM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참여했다.CJ ENM은 올해에만 콘텐츠 제작에 8000억원을 투자한다. 임 COO는 “매일 네 편 정도의 신규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선보이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CJ ENM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확장하는 데 주력한다. 티빙을 통해선 2023년까지 10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유료 가입자 수는 독립법인 출범 전보다 63%, 앱 신규 설치율은 67% 증가했다.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백종원의 사계’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티빙은 투자 확대를 통해 가입자 수를 2023년까지 80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1월 발표한 목표치에서 300만 명가량 늘린 수치다.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양 대표는 “올 하반기에 해외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들과 협업할 계획”이라며 “내년엔 해외에서도 현지 고객들이 티빙 콘텐츠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지역은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아시아의 마블’이 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며 “다양한 콘텐츠로 모든 취향의 고객을 티빙의 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50% 이상을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 제작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IP는 ‘응답하라’ ‘신서유기’ 시리즈와 같은 인기 드라마와 예능 등 IP를 활용해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을 이른다.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도 구축한다. 2016년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해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 시대를 연 데 이어 영화, 웹툰, 공연 등 각 장르를 넘나드는 멀티 스튜디오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효율적인 제작이 이뤄지고 모든 포맷과 장르를 아우르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팝 IP 확보하고 공연장 짓고…
K팝 관련 IP도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CJ ENM의 음악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를 통해 탄생한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은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 200 차트 첫 진입과 동시에 18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 워너브러더스 자회사 HBO 맥스와 손잡고 남미 K팝 아이돌 그룹 멤버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기획·개발하고 있다.강 대표는 “Mnet(음악 방송), 케이콘(KCON·한류 축제), MAMA(시상식) 등 모든 음악 플랫폼을 활용해 K팝 관련 IP와 팬덤의 가치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팬들이 CJ ENM의 콘텐츠와 K팝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스튜디오’(약 6만5000평)가 경기 파주에 완공될 예정이다. K팝 공연장, 테마파크가 포함된 ‘CJ라이브시티’(약 10만 평)도 경기 고양에 설립된다.
강 대표는 모든 장르와 지역을 잇는 대규모 투자로 ‘K컬처’가 세계 각지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세계인이 연 두세 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주마다 한두 편의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매일 한두 곡의 한국 음악을 듣게 한다는 이재현 회장의 문화사업 비전에 맞춰 일상 속에서 K컬처를 즐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