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렌터카업체 롯데렌탈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롯데렌탈을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가 줄줄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호텔 IPO로 이어지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가 꿰어지는 셈이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날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오는 8월에 승인받은 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을 거쳐 이르면 9월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상장은 2017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롯데정보통신 이후 3년여 만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사 출범 이후 계열사 상장을 적극 추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물망에 오른 기업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리아 등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롯데GRS, 멀티플렉스 영화관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등이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상장이 어려워졌다. 그 사이 SK,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 계열사는 제약바이오, 2차 전지 등 주력 계열사를 잇달아 증시에 입성시켰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을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IPO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이 성공적으로 상장한다면 다른 계열사의 IPO 준비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열쇠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지난 10년간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2770억원, 영업이익은 164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꾸준히 실적이 성장세다.
롯데렌탈은 기업가치 2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2위인 SK렌터카(구 AJ렌터카)의 시가총액(약 6500억원)과 비교해 세 배 수준이다. 롯데렌탈은 자회사인 카셰어링업체 그린카를 앞세워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렌탈은 그린카 지분 84.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롯데렌탈 인수합병(M&A) 당시 자금을 댄 호텔롯데와 국민연금은 투자금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증권 사모펀드를 통해 롯데렌탈 지분 19.61%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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