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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가 항암제 임상에 속도를 높인다. 현재 임상 1상을 마무리한 신약 후보물질과 별도로 올해에만 3건의 임상을 시작하고 내년에도 3건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2016년 창업 후 지금까지는 이중항체 플랫폼 마련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신약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중항체 신약 美 임상 개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약물(항원)을 붙이는 기술이다. 한쪽에는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약물을, 다른 한쪽에는 암세포에만 달라붙도록 하는 물질을 붙여 암세포 유도 기능이 담긴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이 회사는 올해 이중항체 후보물질 2종에 대해 미국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국내 첫 사례다. 이들 이중항체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에 있는 ‘4-1BB’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4-1BB는 특정한 자극을 받으면 T세포를 활성화해 이들 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정상 세포도 공격하는 부작용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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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임상 3건 추가 목표”
‘ABL111’도 6월 미국 임상 1상을 위한 첫 투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이중항체는 한쪽 끝엔 4-1BB를, 다른 쪽 끝엔 ‘클라우딘18.2’라는 단백질을 겨냥하는 물질을 부착했다. 클라우딘18.2는 췌장암과 위암에서 많이 발현돼 차세대 항암제 표적으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이 클라우딘18.2를 겨냥하는 단독항체로 임상 3상을, 중국 카스젠이 클라우딘18.2 대상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와 클라우딘18.2를 동시 표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5월 국내에서 또 다른 이중항체 치료제인 ‘ABL501’로도 임상 1상 IND를 신청했다.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로 뇌질환 정복에도 도전하고 있다. 뇌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외부물질 침입을 방어하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약물이 필요하다. 이 회사는 BBB에서 많이 발현하는 수용체를 겨냥하는 ‘ABL301’의 임상 1상을 내년 6~7월 시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임상에서 기존 약물보다 BBB 투과율이 13배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며 “BBB를 투과할 수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리보핵산(RNA), 펩타이드 등 약물을 항체에 붙여 다양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겠다”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등 후보물질 3종도 내년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암세포 주변에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이중항체 기술, BBB 투과에 초점을 둔 이중항체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라며 “앞으로는 임상 결과, 기술이전 등을 통해 가시화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