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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 넷플릭스가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게임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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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 넷플릭스가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게임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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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가입자 증가 둔화로 수익성이 훼손되자 게임 분야로 진출해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넷플릭스의 행보에 정보r기술(IT) 업계는 물론 게임업계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넷플릭스, 게임업계 인사 영입에 적극적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내부적으로 게임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관련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9년 1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는 '포트나이트'와 경쟁하고 있다"며 게임 부문 강화 의지를 직접 표명했다.

포트나이트는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만든 슈팅게임(총이나 무기를 발사해 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3억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를 대비해 자사 지적 재산권(IP) 확대를 꾸준히 추진했다. 2017년 대표 IP인 '기묘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게임을 출시했고 2019년에는 세계 최대 게임 축제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서 영화·드라마가 아닌 게임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 외에도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무비'까지 선보여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미 IT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콘텐츠 강화 움직임에 대해 "기존 넷플릭스의 IP와 독립 스튜디오에서 위탁받은 오리지널 작품으로 구성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게임 서비스는 내년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미 포화 상태의 게임 시장에서 '인터랙티브 무비'로 기존 게임 회사들과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채택한 셈이다.
콘텐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동력 확보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효과 감소로 올해 성장이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올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분기 신규 구독자는 398만명에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20만명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반면 넷플릭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꼽히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디즈니플러스'는 올 들어 신규 가입자 수 870만명을 추가하며 지난달 기준 1억360만명을 돌파했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 디즈니플러스와 정체된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특히 콘텐츠 사업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디즈니는 이미 자사의 IP를 적극 활용해 게임사들과 손잡고 모바일 게임 신작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가 직접 게임 개발에 나설지, 아니면 디즈니처럼 국내외 게임사와 협업을 할지 알려진 바가 없다. 넷플릭스가 게임 업계에 오래 몸담은 인사들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외부 개발사와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이나 직접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내부 인력 배치 등 구체적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메타버스 생태계를 주목해 이를 게임에 접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 대폭 커질 듯

미 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 '더 버지' '나인투파이브맥' 등은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 형태가 구독 서비스일 것 것으로 점쳤다. 애플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아케이드'와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현재 구독형 게임 상품을 출시한 업체는 애플과 아마존 정도가 꼽힌다. 게임 시장에선 구독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지 못해 IT 기업이나 콘텐츠 업체들이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자체 보유한 IP와 엄청난 트래픽, 구독 서비스 제공 경험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구독'은 넷플릭스가 가장 잘하는 서비스 형태로 꼽힌다. 게임을 서버에 저장한 채 각각의 단말기 사용자들이 접속해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이 넷플릭스의 해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용자 입장에선 게임을 하기 위해 고성능 PC나 닌텐도스위치·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 등 비싼 하드웨어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콘솔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초기 비용이 필요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GMI'(Global Market Insight)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용 기기를 마련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최저사양으로 맞춰도 300달러(약 34만원), 최고사양에는 5000달러(약 560만원)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최근 암호화폐 채굴 열풍으로 품귀현상을 빚는 그래픽카드(GPU) 가격이 급등하면서 콘솔게임 이용자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는 지난해 6억달러(한화 약 6700억원)였던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2023년 8배인 48억달러(약 5조363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게임이 넷플릭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이 우리 업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판단이 안 서는 상황"이라며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어떤 방식으로든 종속될 위험성도 높다는 상반된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와 게임 유통에 대한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우리 업계가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점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서 '콘텐츠'로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며 "게임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좀 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이 새로 유입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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