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 수장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증세 계획을 일제히 비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바이든 행정부의 세금 인상 계획은 미국의 실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글로벌 법인세율에 최저한도를 두자’는 미 재무부 제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미국만 법인세율 최저한도를 정하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기업들의 미국 탈출만 부추기고 많은 자본의 해외 유출을 초래할 것”이라며 “동맹국들이 세율 인상 약속을 어길 경우 이탈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본뿐만 아니라 우수 인력과 연구개발(R&D), 투자도 해외로 밀어낼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다이먼과 함께 금융위에 출석한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도 “다른 나라들이 동등한 프로그램에 합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글로벌 법인세 제안은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CNBC는 “다이먼 등은 다른 국가들이 자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뒷문’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국가 간 합의를 완전히 파기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다면 바이든 정부의 제안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연방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2조3000억달러에서 1조7000억달러로 규모를 줄인 인프라 투자 등 총 3조달러 이상의 경기부양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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