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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검찰 뒤흔드는 법무부, 무엇을 위한 '검수완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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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검찰이 이른바 ‘검찰 개혁’을 놓고 또다시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법무부 장관이 조직개편과 인사로 검찰 조직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고,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성과 전관예우 논란 등으로 사실상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이에 일선 검사들이 “이제 정권비리 수사는 하지 말라는 말이냐”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혼란과 난맥상의 한복판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있다. 법무부 장관은 국가 법질서 확립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자리다. 그러나 박 장관 자신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피의자로 재판받고 있을 뿐 아니라, 정권 관련 중대범죄 사건은 장관 허락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검찰 조직개편과 고검장·검사장급 등 고위급 대상의 대규모 인사를 예고하며 검찰 조직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검찰 와해 수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검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특히 법무부가 ‘고(高)호봉 기수의 인사 적체’를 이유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을 강등시키거나 교체하려는 데 대해 “정권에 협조하지 않으려면 알아서 사표 쓰고 나가라는 거냐” “강등 인사로 망신당하기 전에 나가라는 말인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어제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가운데 첫 사의를 밝히기도 했지만 “외압에 맞서 검찰에 남겠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이 먼저 들고 일어났지만 법무부 의도대로 인사가 완료되고, 실제로 정권 상대 수사가 중단 압력을 받게 됐을 때 그 파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다.

이 모든 문제가 현 정부가 4년간 줄기차게 추진해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검수완박이 사법체계를 정의롭게 바꾸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고, 검찰 중립성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묻고 있다. 검수완박의 결과물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금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주시하고 있다.

검찰 개혁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제라도 원점에서 다시 따져봐야 한다.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해 달라”고 주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무엇을 의미한 것인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검수완박만 하면 다 될 것 같지만 세상사 ‘사필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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