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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자연의 집'에서 스스로 완성해가는 삶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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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굳이 직접 만들지 않아도 된다. 주문하면 대부분 집으로 배달된다. 집 또는 차가 고장 나면 직접 수리하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를 부르면 뚝딱 고쳐준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삶은 그렇게 우리의 손을 떠났다. 도시의 삶은 편리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선 더 살기 힘들어졌는지 모른다. 스스로 삶을 만들거나 책임지는 일에서 멀어지고 있어서다.

영화감독 출신의 미국 사진작가 포스터 헌팅턴이 쓴 《오프 그리드 라이프》는 자연에서 독특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프 그리드 라이프(off grid life)’는 전기를 비롯한 현대문명의 설비를 이용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자급자족하는 생활방식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나무집을 짓고 사는 저자는 “집의 개념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머무는 개념의 집을 벗어나면 새로운 자유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에는 통나무집, 천막집, 친환경 주택과 동굴집, 컨테이너, 나무집, 배 위의 집, 자동차집, 트레일러 하우스 등 다양한 종류의 집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저자가 찍은 250여 장의 컬러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이 집들엔 하나같이 집주인의 땀이 배어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고,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의 범위에서 열정과 노동만으로 집을 만들어서다.

집을 지으면서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페인트칠과 가구 구입, 저장고 설치 등도 직접 살면서 하나씩 해나간다. 저자는 “확실한 해결책은 ‘필요’에서 나온다”며 “살면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으며 그때 가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강조한다. “살면서 무엇을 바꾼다는 것이 수고롭긴 하지만 하나씩 완성해간다는 즐거움이 있다. 그게 바로 사는 재미가 아닌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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