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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ETF 운용보수 세계 최저…5개월 만에 순자산 1조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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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은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고 공개 예고했다. 연초 ‘ETF&PI본부’를 세우고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시장에선 ETF 과점 구도를 깨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5개월 만에 KB자산운용이 ETF 순자산을 1조원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7.8%로 증가했다. 작년 말 대비 1.3%포인트 오른 수치다. 순자산도 총 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5조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테마형 ETF 공격적 확대
단기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던 건 전략적인 수수료 인하와 테마형 ETF 공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2월부터 대표지수를 따르는 5개 ETF의 총보수를 세계 최저로 인하했다. 보수를 낮추자 KB STAR200 ETF, KB STAR 미국 나스닥 ETF 등 3개 상품에만 7000억원이 유입됐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저 보수의 KB STAR 미국 S&P500 ETF와 KB STAR 유로스톡스50 ETF를 출시했다. 세계 대표지수를 최저 보수로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B자산운용의 ETF는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호평이 많았다. 장기투자하는 연금 특성상 보수를 조금이라도 낮춰야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퇴직연금 투자자를 위해 최저 보수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테마형 ETF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KB STAR ESG 사회책임투자 ETF와 KB STAR Fn 수소경제 테마ETF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36%, 17%다. 올해 순자산도 각각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 KB STAR 국고채3년 선물인버스ETF에도 5500억원가량이 유입됐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실 실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콘택트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ETF 2종을 오는 6월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연내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온국민TDF 설정액 급증
KB자산운용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해에만 설정액이 1조4600억원 늘어나 총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KB온국민TDF 설정액이 5117억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KB온국민TDF는 글로벌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 업계 1위인 뱅가드와 협업해 내놓은 상품이다. TDF란 고객의 은퇴 예정 시점에 맞게 투자자산별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다.

KB온국민TDF는 자산의 10%는 국내 ETF에, 나머지 90%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뱅가드 ETF에 넣는다. 세계 2만9000여 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

최대 장점은 차별화된 글라이드 패스다. 글라이드 패스란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를 의미한다. 타사 TDF와 비교했을 때 주식편입 비중을 유동적으로 조정한다. TDF는 은퇴 시점에 따라 연도별로 구성돼 있는데, 2050형의 경우 타사는 주식 비중이 78% 정도다. 하지만 온국민 TDF는 2050형의 주식 비중이 90%로 가장 높다. 또 은퇴 시점이 가까운 2030형의 경우 타사는 주식 비중이 약 53%인데 온국민 TDF는 46%로 더 낮은 편이다.

이런 글라이드 패스는 글로벌 TDF시장 업계 1위 뱅가드만의 노하우다. 실제로 2050년 은퇴예정자가 가입한 ‘KB온국민TDF2050’은 6.5%포인트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일 유형 중에서 수익률이 1위로 집계됐다. 보수도 업계 최저 수준(0.13~0.15%)이다. 뱅가드의 저보수 ETF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ESG 수탁액 3조원 돌파
사회적 트렌드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ESG 관련 수탁액이 올해 1분기에만 6000억원 이상 증가해 총 3조원을 돌파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 국내 최대 규모의 ESG 채권펀드(2200억원)를 설정했고, 글로벌 수소경제 등 다양한 테마에 투자하는 펀드도 선보였다. ETF 부문에서도 ESG와 연계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KB STAR ESG 사회책임투자 ETF, KB STAR Fn 수소경제 테마ETF는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올해에만 18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ESG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현승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각 운용본부장으로 구성된 ESG운용위원회를 설치했다. ESG운용위원회는 통합적 ESG 전략수립, 자산군별 ESG 전략수립, ESG 투자성과 분석 등 회사의 의사결정을 주도한다. 상품 심의 단계에서도 ESG 요소를 적극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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