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25일(20: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한국씨티은행을 분리매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카드, 카카오뱅크 등 금융업계 대표주자들이 한국씨티은행의 카드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추격하기 위해, 카카오뱅크는 카드사업 진출을 위해 한국씨티은행의 카드사업부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의 카드사업부를 공부하는 차원에서, 또는 타 금융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 발만 담근 것일 뿐 실제 인수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의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부문을 제외한 소비자금융, 신용카드 사업부의 통매각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매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분리 매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 입장에선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씨티카드 인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추후 기업공개(IPO) 때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시장점유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반대의견도 많다. M&A업계 관계자는 "씨티카드의 자산만 인수하는 게 아니라 고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데다 씨티카드 시장점유율이 1%대에 불과해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카카오뱅크가 씨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은 있어보이지만 현대카드가 1%포인트 점유율을 올리려고 굳이 위험부담을 할 이유가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M&A업계에서는 씨티카드만 따로 매각할 경우 금액은 약 4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에 중점을 두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연간 2000억원대 수익을 내는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금융부문은 매각 대상이 아니라는 점 등이 장애물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 고용승계 여부가 이번 M&A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도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실 주요 금융 지주사들이 씨티은행 인수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 지주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매금융은 해외투자자에게, 카드는 국내 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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