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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보험맨 야무진 일솜씨에…징둥 창업자가 직접 "함께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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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루이 징둥(JD)물류 최고경영자(CEO·38)는 최근 중국 물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꼽힌다. 그가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의 핵심 자회사인 징둥물류를 홍콩 증시에 상장(IPO)하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위 CEO는 ‘월급쟁이 신화’를 이룬 것으로 유명하다. 25세에 징둥닷컴에서 관리직 수습사원으로 시작해 초고속 승진을 거쳐 12년 만인 작년 말에 징둥물류 CEO가 됐기 때문이다. 그가 징둥물류 IPO에 성공해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근면·성실의 대명사
위루이는 베이징에 있는 중국정법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보험업계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사회 초년생이었지만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일했기 때문이라고 지인들은 입을 모은다. 위루이가 류창둥 징둥닷컴 창업자의 눈에 뜨인 것도 이때부터였다. 위루이는 징둥닷컴 물류창고에 대한 보험금 청구 건을 깔끔하게 처리해 사내에서 능력자가 됐다. 류 창업자는 그를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당시 징둥닷컴은 설립된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었다.

2008년 류 창업자는 위루이에게 징둥닷컴 입사를 제안했고 위루이는 이를 받아들였다. 창업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그였지만, 시작부터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위루이는 관리직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습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물류창고 매니저 역할을 맡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근면·성실하고 물류업의 생리를 잘 알아 유능한 관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물류창고 근로자들의 업무 환경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창고 직원들이 커피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밤샘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창고 출입문 앞에 배식대를 마련해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한 일화 등이 유명하다.
초고속 승진 코스 밟아
위루이는 전례 없이 빠른 ‘승진 코스’를 밟았다. 2011년에는 중국 중부 지역을 담당하는 물류 매니저로 승진했다. 2년 뒤 동부 지역을 관장하는 총괄 매니저가 됐다. 중국 물류업계에서 동부 지역은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여겨진다. 상하이, 항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치열한 물류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항저우는 징둥닷컴의 경쟁사인 알리바바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위루이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일본과 영토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제외하고 모든 중국 동부 지역에 상품 배송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결과 동부 지역의 상품 주문 비중이 전체의 25%로 높아졌다. 이 공을 인정받아 그는 징둥닷컴 사상 최연소 부사장이 됐다. 2016년에는 징둥닷컴 자회사이자 온라인 소매 플랫폼인 YHD닷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9년 2월 위루이는 징둥닷컴 최고인사책임자(CHO)가 됐다. 당시 회사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물류 비용이 급증한 데다 류 창업자가 성범죄에 연루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위루이는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전격적인 조직 쇄신에 들어갔다. 부사장의 10%를 해고하고, 젊은 직원들을 다양한 관리직으로 승진시켰다.

업무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임직원 28만 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빅보스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전체 조직을 수많은 유닛(단위)으로 쪼갠 뒤 각 유닛의 관리자를 ‘빅보스’로 지정하고 최대한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예컨대 각 지역 물류창고 책임자는 상급자 승인 없이 필요에 따라 물류 거점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위루이는 “각 유닛의 지도자는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덕분에 사업의 민첩성이 개선됐고 조직 내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홍콩 증시 상장 성공할까
위루이는 지난해 12월 징둥물류 CEO로 선임됐다. 징둥물류 전임 CEO인 왕젠후이 대표가 ‘개인적 이유’로 물러나겠다고 하면서다. 하지만 실상은 류 창업자가 징둥물류 IPO를 앞두고 왕 대표를 물러나도록 압박하고, 신뢰하는 위루이를 CEO에 앉혔다는 관측이 많다.

그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징둥물류는 공식적으로 “위 CEO는 징둥닷컴에서 훈련을 받고 양성된 리더”라고 소개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홍콩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다. 언론들은 그를 “홍콩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인물”로 묘사했다.

징둥물류는 오는 28일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과 홍콩에 동시 상장한 모회사 징둥닷컴과 계열사 징둥헬스에 이어 세 번째 상장이다. CNBC에 따르면 징둥물류는 주당 40.36홍콩달러로 6억920만 주를 발행해 246억홍콩달러(약 3조57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징둥물류가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경우 이 업체의 시가총액은 400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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