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 4월 한 달간 5000건에 육박해 5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실직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4901건으로 전년 동월(3945건) 대비 24.2% 증가했다. 이는 2015년 12월 4939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회생법원 설립 초기인 2013~2015년 파산 신청이 몰렸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번 4월 수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실상 최고치로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개인파산은 법인파산에 비해 경기흐름을 덜 타는 지표로 분류된다. 개인별 소득, 직업 등 다양한 변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파산이 급증한 것은 1년 이상 누적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의 영향이 올 들어 본격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개인파산 신청은 △1월 3798건 △2월 3607건 △3월 4651건 △4월 4901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2019년과 비교해보면 4월 기준 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각각 1000건, 700건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회생법원의 한 판사는 “지난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 중 48%는 실직, 45%는 사업 실패를 이유로 법원을 찾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는 줄고 경기는 회복되지 않다 보니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와 실직자들이 파산 신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남정민/오현아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