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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치마 씬' 패러디했다가…중국서 호되게 당했다 [강현우의 트렌딩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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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마릴린 먼로가 지하철 환풍구 위에 올라갔다가 치마가 휘날리는 장면은 영화사의 최고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중국에서 이 장면을 광고에 활용했다가 '중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포드는 소의 해인 올해 춘제(중국 설)를 앞두고 '2021년은 말의 해'라는 광고를 내놨다가 조롱당한 적도 있다.

포드와 중국 창안자동차의 합작사인 창안포드는 최근 웨이보에 다음과 같은 카피를 담은 동영상 광고를 올렸다. "일본 만화를 보니 소년들이 소녀 치마를 날리게 하려고 빨리 뛰는 장면이 나오던데, 오늘 우리가 일본 만화를 한 번 재연해 보겠다."

창안포드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뤼지에 플러스'를 소개하는 이 동영상은 한 여성이 흰 치마를 입은 장면을 보여준 뒤 "뤼지에 플러스가 당신의 눈을 꽉 차게 할 것"이라는 카피로 마무리한다.

창안포드의 웨이보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을 받은 이후 삭제됐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너무나 저속하다. 선을 넘었다. 포드 마케팅팀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포드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마케팅을 하는 것 같다. 포드도 이런 광고가 논란이 될 것을 알았으니까 바로 사과문을 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일반적인 광고로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자 '인상적인' 광고를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안포드는 광고 동영상을 내린 직후 "우리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잘못을 하지 않을 것이며 온라인 질서를 존중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런 논란이 나오자 "기업은 저속함을 추구해선 안 된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포드를 두둔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마릴린 먼로의 영화 장면을 저속하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 장면을 따라한 광고는 왜 저속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하나?"라는 주장도 나왔다. "여성의 다리가 저속하다면 비키니 수영복이나 미니스커트도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포드의 마케팅 전략은 올해 초에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창안포드는 지난 1월 웨이보에 올린 스포츠카 머스탱을 소개하는 그래픽 첫머리에 달리는 말의 이미지와 함께 '2021 중국 마년(馬年·말의 해)'라고 썼다. 포드는 중국에서 머스탱을 야생마라는 뜻의 예마(野馬)라고 표기한다.


그런데 올해(음력 2021년)은 소의 해다. 말의 해는 2026년에 온다. 일부 네티즌들은 포드가 중국 전통 문화를 무시했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다른 이들은 포드가 웨이보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했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포드가 올해 중국에서 예마(머스탱)을 처음으로 생산한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2021년을 '말의 해'라고 불렀을 것"이라고 썼다. 포드는 여기에 "포드 마케팅 팀에 아는 사람이 있느냐"는 댓글을 달고 일부러 말의 해라고 썼음을 강조했다. "올해가 예마(머스탱)의 중국 원년"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포드가 올해를 말의 해로 표기한 것을 계속 문제삼았고 포드는 결국 해당 그래픽을 삭제했다. 중국 젊은이들은 소를 '대단하다', 말은 '멍청하다'는 비속어적 표현으로 많이들 쓴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포드를 소라고 해야 할 지 말이라고 해야 할 지 헷갈린다"고 썼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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