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勢 불린 이재명…경기·초선·이해찬계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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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이재명 경기지사의 캠프 진용이 드러나고 있다. 경기지역 의원은 물론 계파색이 약한 초선 의원들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따르는 의원들까지 가세한 거대 세력이다. 박홍근 의원을 비롯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계 의원들까지 합류하고 있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이 지사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세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싱크탱크 성공포럼 발족
이 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성장과 공정포럼(성공포럼)’ 창립식에 참석했다. 성공포럼은 그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35명이 참여한 친이재명계의 싱크탱크다. 이 지사는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과거보다 많은 인프라를 갖추고도 이전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건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이라며 “공정한 성장을 향한 포럼의 노력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성공포럼이 이 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의 축은 지난 12일 출범한 ‘민주평화광장’이다. 민주평화광장은 이해찬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광장’을 근간으로 한 이 지사의 전국 규모 지지자 집단이다. 발기인만 약 1만5000명이고 19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몸담고 있다.
친이재명·이해찬계·중앙대 등 용광로
성공포럼·민주평화광장이라는 ‘큰 틀’의 안을 들여다 보면 다소 복잡하다. 이 지사의 원내 지지세력은 이재명계·이해찬계·중앙대 동문·경기도·호남·비주류 초선 의원이라는 특성이 있다. 지난 19일에는 박원순계인 박홍근 의원이 성공포럼에 합류하면서 박원순계도 이 지사 아래로 모였다. 박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캠프 재정과 내부 살림을 맡은 ‘살림꾼’으로 평가받았다.

이재명계는 2017년 대선 경선 이후 이 지사를 지지해온 의원들이 몸담고 있다. 좌장격인 4선의 정성호 의원과 김병욱 의원(재선) 등이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 지사가 경기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까닭에 경기를 지역구로 둔 안민석 김한정 이규민 의원 등도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이해찬계와 호남 출신 민주당 ‘주류’ 의원들이 이재명 지지로 돌아선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은 조정식 의원은 친이해찬계의 구심점인 인물이다. 정일영, 이형석 의원 등 이해찬계 대표 의원들이 민주평화광장을 통해 이 지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호남에서는 민형배 의원이 지지를 선언하면서 성공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호남 내 친이재명 세력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맡게 됐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는 개인적인 인연보다는 당의 승리와 집권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해왔다”며 “이 지사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여주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를 중심으로 당이 결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초선 의원 가운데는 비교적 계파색이 약한 인물들이 이 지사 아래로 모여들고 있다. 박성준 홍정민 이수진(비례대표)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지사와 중앙대 동문인 김남국 의원도 성공포럼에 합류했다.
계파 동거는 1등 주자의 숙명
이처럼 이재명 캠프가 여당 내 계파의 ‘용광로’가 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는 ‘1위 주자를 둘러싼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직하던 시절과 달리 대권과 당권이 분리된 오늘날엔 특정 인물을 추종하는 거대 계파보다는 다양한 세력이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도 문재인을 주축으로 한 ‘부산팀’과 안희정 이광재를 주축으로 한 ‘금강팀’이 공존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지지층이 민주당 주류인 친문계와 엇갈리는 만큼 지지를 밝힌 의원들 사이에서 충성도에 차이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충성 서약’에 가까운 가입신청서를 요구한 성공포럼이 친이재명계의 핵심, 이른바 ‘진이계’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야권 대권주자 1위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윤 전 총장은 포장지만 보여주지 말고 국민 앞에 내용물을 보여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강조하는 정의와 공정에 어떤 차이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분(윤 전 총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윤 전 총장은 남이 살짝살짝 보여주는 부분적인 포장지밖에 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범진/조미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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