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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업 빅텐트 구상…생산·활용·저장 밸류체인 구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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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산업용 소재, 화학 소재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1위가 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산업자재, 화학, 정보기술(IT) 소재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됐다”며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 수소경제를 아우르는 수소사업단을 조만간 출범시킬 것”이라며 “수소의 생산과 활용, 운송과 저장 등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소사업단에는 지주사 ㈜코오롱과 사업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장 사장은 “그동안 좋은 물건을 싸게, 빨리 만들어 내는 데 자원을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에 올라타서 퀀텀 점프하도록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인더스트리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했습니다. 비결이 궁금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산업자재, 화학, IT 소재, 패션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경제가 급변동하는 시기에 이 같은 포트폴리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사업이 안 되면 한 사업이 상쇄해 줍니다. 작년에 패션이 매우 안 좋았는데 산업 자재, IT 소재 등은 괜찮았습니다. 사업 다각화가 빛을 본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생산 거점과 판매 거점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지요. 요즘 같은 물류대란 시기에 차질 없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 다각화와 현지화 등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입니다.”

▷요즘 가장 개선되고 있는 사업 분야는 무엇입니까.

“강철보다 단단하고 고온에도 녹지 않는 아라미드 섬유 사업이 특히 좋습니다. 이 섬유는 5세대(5G) 통신망의 광케이블에 들어가는데 5G 투자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최근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었습니다. 초고성능 타이어(UHPT)에도 아라미드가 소재로 쓰입니다. 자동차, 타이어 판매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늘고 있어서 UHPT에 들어가는 아라미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는 어떻습니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많이 힘들었다가 회복하고 있습니다. 문을 닫았던 자동차, 타이어 공장들이 작년 하반기 정상화된 영향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베트남 공장을 본격적으로 돌리려고 했는데, 코로나 사태 탓에 하반기 들어서 100%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설비를 100% 돌리고, 판매도 100% 되고 있습니다. 업황이 급격히 좋아져서 올초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결정까지 했습니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 비용이 확 낮아져 사업 경쟁력이 월등하게 높아질 것입니다.”

▷페놀·에폭시 수지 사업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전형적인 ‘티끌 모아 태산’ 사업입니다. 제품 가짓수는 많은데 대량으로 생산하기가 어렵습니다. 성장과 확장을 하려면 우선 파이부터 키워야 합니다. 에폭시를 예로 들면 IT 등 특수한 용도로 많이 쓰입니다. 특수 용도의 소량 생산만으로는 사업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에폭시 수요가 많은 분야를 찾고 있습니다. 저희는 풍력 발전의 블레이드 접착제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건축용 단열재로 들어가는 스티로폼을 대체하는 소재도 개발 중입니다. 불에 안 타는 소재를 개발해서 생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게 시급합니다.”

▷글로벌 1등 제품도 있습니까.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CPI 필름)이 있습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겉면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샤오미, 레노버 등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 필름을 씁니다.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이 90%에 달합니다. 레노버의 폴더블 태블릿 PC 싱크패드 X1 폴드에도 적용됐습니다. 소형에서 대형으로 폴더블 시장이 확장하면 CPI 필름 매출이 급격히 늘 것으로 기대합니다. CPI 필름은 내구성이 좋아 펜이 들어가는 제품에 특화됐습니다.”

▷아라미드 등 주력 제품을 글로벌 1위로 올려놓을 전략이 있습니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1, 2등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 주력 제품군은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3등 수준입니다. 1등을 하기 위해선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고객사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빠르게 선두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수소사업 확장 계획이 있습니까.

“그룹 내부에 수소사업 빅텐트를 구상중입니다. 수소사업단을 조만간 출범시킬 것입니다. 지주사 코오롱을 중심으로 사업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이 참여합니다. 수소의 생산과 도입, 운송과 저장, 활용과 충전 등 모든 사업 영역을 아우를 계획입니다. 다른 그룹사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매우 구체적이고 확실한 전략을 갖고 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 소재인 수분제어장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공급처를 해외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수소차를 제조하는 해외 자동차업체라면 어디든 가져다 쓸 수 있는 표준형 모듈 형태로 실증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막전극 접합체(MEA), 고분자 전해질막(PEM) 등 수소연료전지 부품 생산을 위한 준비를 대부분 완료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수소연료전지 전체를 제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수소연료전지 소재와 부품의 원재료인 과불소계 술폰산 이오노머(PFSA)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국내 기업 중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가장 앞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다른 계열사들은 수소사업을 어떻게 하나요.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사업을 수소 생산에 활용할 것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기술만 확보하면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전력은 풍력발전을 통해 조달할 계획입니다. 또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소연료전지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계열사 코오롱글로텍은 고압용 수소탱크를 개발 중입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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