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남 하동군 지리산 서당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수사 중인 가운데 첫 폭력 사태가 발생했던 곳의 서당원장을 구속했다.
17일 경남경찰청은 하동군 지리산에 있는 한 서당의 A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아동복지법상 상습학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 2월 "하동의 한 기숙형 서당에 다니는 딸 아이가 여자 동급생과 선배 등의 강요로 변기 물을 먹거나 변기 청소 솔로 이를 닦는 등 엽기적인 고문과 협박·폭언·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벌였다. 이에 상당 부분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 3월 24일 한 피해자의 어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하동 지리산에 있는 서당(예절기숙사)에서 딸아이가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 까지 같은 방을 쓰는 동급생 한 명과 언니 2명 등 총 3명에게 말이 안나올 정도의 엽기적인 고문, 협박, 갈취, 폭언, 폭행, 성적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는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그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고 적었다.
이어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으며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고 했다.
특히 "피부 안 좋아지게 만든다며 얼굴에 바디 스크럽으로 비비고 뜨거운 물을 붓고 눈에는 못생기게 만든다며 향수와 온갖 이물질로 고통을 주는 등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짓을 저희 딸한테 행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들과 서당에 강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 가해자들과 은폐 하려는 서당 측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하동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 3명에게 출석정지 5일, 서면사과, 본인 특별교육, 보호자 특별교육 등 처분을 내렸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하동교육지원청의 처분이 약하다며 고소장을 내 경찰이 가해 학생들을 조사 중이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A 원장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했다"며 "A 원장 사건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서당 관계자와 학생 간 학교폭력 사건도 신속히 수사하겠다"고 부연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