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린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소홀히 여겼다가는 생존이 어려워요.”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사진)는 지난 13일 열린 한국경제신문 ESG 가이드 과정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ESG 경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었다. 1984년 설립된 대신경제연구소는 지배구조, 금융공학 등을 연구한다. ESG 평가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국민연금공단의 ESG 평가 데이터 및 이슈 리서치 제공 기관으로 선정됐다.
조 대표는 “ESG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리스크에 대한 관리”라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보자는 논의가 움트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ESG 평가엔 한계가 존재한다고 봤다. 그는 “ESG가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라고 가정하면 이해가 쉽다”며 “어떤 학생은 진로계획상 수학이 입시에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수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자상거래회사는 E(환경)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공공데이터 활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 대표는 “ESG 논의가 발전하려면 ESG를 연구하고 평가하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그러나 데이터에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환경법 위반 업체를 공시하는 주기와 형태가 모두 달라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어떤 기업 활동이 사회에 더 이로운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극적인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과 그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내놓는 것 중에 어느 쪽이 ESG 정신에 더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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