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해보험업계에서 무·저해지 보험 판매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무·저해지 보험이란 보험료 납입 기간에 해약하면 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20~30% 저렴한 상품을 말한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일부 상품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지만 최근 손보사마다 관련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영업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들 무·저해지 보험 상품은 대체로 종신보험이나 어린이보험, 치매보험 등 보장성 보험이 많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보험료 납입이 완료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한다면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거나 일반 보험상품보다 크게 적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중증 치매에 걸리면 2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 치매보험(보험료 납입 기간: 20년)은 월 9만4900원의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다가 납입 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10년 뒤 해지하더라도 1010만원을 해지환급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 무해지 보험은 월 보험료가 월 7만4800원으로 21.2% 저렴하지만 20년이 경과하기 전 해지할 경우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대신 20년 뒤에는 언제 해지하더라도 일반 보험과 같은 해지환급금이 지급되고 보장 내역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본인의 예상 소득을 감안해 계약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보험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며 “특히 이들 상품이 보장성 보험인 만큼 저축이나 연금 목적으로 가입하는 건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 무·저해지 보험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고금리 상품처럼 판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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