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650%를 기록했다. 지난 4일 1.64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의 지표인 금융채도 상승하고 있다. 5년 만기 금융채 금리(AAA)는 전날 기준 연 1.83%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2년 만에 1.8%를 넘은 데 이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융채 5년물을 지표금리로 삼는다.
이처럼 금리가 상승하면서 최근 대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한 사람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자들 대부분이 변동금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말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자 비중은 70.5%에 달한다. 이는 2015년 2월(71.3%)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대출금리도 상승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 금리)는 2.73%로, 2019년 6월(2.7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연 3.61%로 지난해 2월(3.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국고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보금자리론의 금리도 올랐다. 30년물 기준 보금자리론 금리는 이달 2.85%로 지난해 말(2.5%) 대비 0.35%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6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SKIET 청약 광풍으로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이 11조8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지만, 주택담보대출도 4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 규모는 2004년 이후 네 번째 수준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방안이 예고됨에 따라 대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오는 7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가 서울을 비롯한 규제 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담대를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지 않으면 대출문턱이 올라가는 만큼, 필요한 돈을 미리 받아두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들의 4월 대출성장률이 1분기에 이어 고성장이 지속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 시중은행은 4월에만 월중 2%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분기에도 적어도 2~3%를 상회하는 대출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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