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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지친 우리 가족 봄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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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도 어느새 3분의 1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계속되는 바이러스 감염 공포에다 잦은 비 소식 그리고 봄의 불청객 황사까지 덮쳐 제대로 봄 기운을 느껴보지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봄을 이대로 놓쳐버릴 것만 같은 아쉬움, 조급한 마음 때문일까요.

창으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 어느덧 꽃을 떨구고 푸른 잎들로 무성해진 가로수 그리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보고 있노라니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이 봄이 다가기 전에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는 호젓한 곳을 찾아 온가족이 조심스레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짙은 봄내음을 느끼고 싶다면 숲길을 추천합니다. 숲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봄의 한복판에 서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기운 가득한 숲 여행지로는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을 추천합니다.
○전남 구례 '섬진강 대나무 숲길'
구례 섬진강 대나무 숲길은 강변을 따라 조성된 길이 600m의 짧은 산책코스입니다.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사금 채취로 훼손된 섬진강 모래밭을 지키기 위해 심은 대나무가 아담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편백나무 못지 않게 피톤치드 농도가 높은 대나무 숲에서 산림치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대나무 숲의 피톤치드 농도는 도심보다 무려 7배 높다고 합니다.
대나무 숲길 산책을 마친 후에는 섬진강 자전거길에서 온 가족이 라이딩을 즐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강줄기를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봄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남 구례 '천은사 소나무 숲길'
천은사 소나무 숲길도 봄 여행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천은사는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유명한 곳이지요. 구례에선 화엄사, 연곡사와 함께 구례 3대 사찰로도 불립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도 등장한 수홍루는 천은사에서 사진촬영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천은사는 2년 전 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되면서 지리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소나무 숲길은 조용하고 안락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천은사를 둘러본 뒤 천은저수지 ‘상생의 길’에서 잔잔한 풍경을 감상하며 지친 심신을 달래보길 추천합니다.

○충남 서천 '치유의 숲'
서천 치유의 숲은 국립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과 문수산 사이에 있습니다. 다양한 산책 코스에서 청정한 자연을 느끼며 한껏 여유로운 가족 봄여행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숲 치유 센터는 서천 숲 여행에서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다양한 명상체험이 가능한 이곳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걱정인형 만들기를 비롯해 싱잉볼, 아로마 테라피, 족욕, 물향기, 맨발걷기 등 다양한 명상체험 프로그램을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습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욕심은 사랑 만큼이나 끝이 없습니다. 여행 중간에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살짝 자극할 만한 유적지 한두 곳 정도는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온가족이 즐기는 여행인 만큼 이왕이면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북 영천 '임고서원'
영천 임고서원(경상북도기념물 62호)은 고려말 충신이자 유학자인 포은 정몽주(1337~1392)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1553년 건립됐습니다. 서원은 향교와 함께 조선시대 때 인재를 양성하던 초등 교육기관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향교는 공립(국립)학교, 서원은 사립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서원은 1603년 복원되었다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다시 헐리는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1965년 정몽주 위패를 모시며 복원된 임고서원에는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살해된 문신 황보인의 위패가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은행나무(경상북도기념물 63호)는 수령 500년이 넘는 웅장한 자태의 노거수(老巨樹)도 볼거리입니다.

○인천 강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인천 강화는 조선시대 서양 문물이 유입된 곳으로 1900년 세워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한국 최초의 한옥 성당입니다. 지금도 신자들이 모여 미사를 드리는 강화성당의 본명은 성베드로와 바울로 성당입니다.
한국에 서양건축이 도입되던 초기에 지어진 강화성당은 날개를 하늘로 펼치고 있는 형상의 기와집이 흡사 불교 사찰을 연상시킵니다. 서양식 장식이 거의 없고 지붕과 내부구조 또한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이 쓰여 독특한 문화재적 성격을 띤 건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당 내부 장식과 소품을 둘러보며 시간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 취향에 맞춰 봄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경기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강화 씨사이드리조트를 추천합니다. 아이는 물론 성인도 좋아할 만한 체험 프로그램과 레포츠 시설을 갖춰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들입니다.
○경기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가 테마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모스크바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인 이곳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자동차 제조과정은 물론 에어백의 작동원리, 충돌 테스트 영상 등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던 자동차 관련 정보를 마치 놀이를 하듯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자동차 관련 체험·전시 프로그램을 둘러본 뒤 아이가 생각하는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요.

○인천 강화 '씨사이드 리조트'
일명 강화루지라고 불리는 씨싸이드리조트는 최근 강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핫플레이스입니다. 즐길거리는 크게 네 가지. 루지는 트랙 경사는 완만하지만 반복되는 곡선 코스로 속도감을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루지를 타고 내려오면서 보이는 바다풍경이 백미로 꼽히는 곳입니다. 루지 트랙 위를 가로질러 전망대로 이어지는 700m 길이의 곤돌라는 아름다운 낙조 명소로 유명합니다. 리조트 최정상에는 한 시간에 한 바뀌씩 도는 회전전망대가 비행접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바다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회전전망대 옆 산책로도 꼭 들러봐야 할 리조트 내 명소입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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