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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K팝·K방역…'K열풍'으로 90년대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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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K드라마, K방역, K뷰티…. 수많은 사람이 접두사 ‘K’를 활용한 단어들을 얘기한다. K의지, K직장인, K가족 등 일상에서 ‘말놀이’처럼 확산되고도 있다. 이 같은 K열풍의 근원은 뭘까.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K를 생각한다》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K’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겨냥해 그 현상에 담긴 의미를 분석한다.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등에서 문명과 역사, 사회와 국제정세 등을 공부한 1994년생 임명묵 작가가 썼다.

저자는 자신의 또래인 1990년대생을 중심으로 이 현상이 일어난 원인을 분석한다. 이들은 살벌한 경쟁의 피라미드에서 떠밀려 내려가지 않으려는 강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라는 자조와 함께 ‘한탕’을 꿈꾸기도 하고, 때론 불공정에 대해 분노하기도 한다.

이들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은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쟁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990년대생은 인격적 완성을 이루기 전인 청소년기부터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무기에 노출된 최초의 세대다. 저자는 “이들은 자신의 존재가 실시간으로 외부에 전시되고 그것이 하나의 유행으로 권장되고 있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끊임없이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1990년대생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감각을 충족시키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1990년대생의 노력과 경쟁, 발전에 대한 압박은 웹툰과 웹소설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이로부터 K콘텐츠의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그 신화 너머엔 1990년대생의 집단적이고 고독한 비명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1990년대생이 생각하는 국가의 의미도 짚어본다. 이들은 국가를 불신하면서도 자신들이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K방역이라 불린 현상도 이런 심리를 바탕으로 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K를 이해하는 것은 곧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오늘날의 세계를 아는 것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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