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늘었지만…‘고용 착시’ 지적도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을 나타냈다. 3월 31만4000명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감소했던 취업자 수가 반등하는 양상이다. 다만 지난해 3월 19만5000개, 4월 47만6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월 대비 취업자 수도 6만8000명 늘어나며 2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실업자는 11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5000명(-2.1%)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이 9000명 늘어나며 올해 3월까지 14개월에 걸친 감소세를 끝냈다. 숙박음식업에서도 취업자가 6만1000명 늘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인 일자리 등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60세 이상 일자리 증가가 46만9000개로,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0대는 9만8000개, 40대는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업종별로도 재정 일자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22만4000명 늘어났다. 취업 시간 기준 주 1~17시간 일하는 취업자가 46만3000명 증가했다.
청년 일자리난은 여전
전체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9.5시간으로 지난해 4월보다 3.4시간 늘었다. 임시근로자(37만9000명)와 일용근로자(3만8000명)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고 있지만 상용근로자 수도 31만1000명 증가했다. 상용근로자 취업자 수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 고용이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이날 발표 내용 중 만 15~29세 청년층 취업 현황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지표가 나왔다. 1년 전과 비교해 고용률이 40.9%에서 43.5% 높아진 동시에 실업률도 9.3%에서 10.0%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용률 호전에 주목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이 전년 동월 대비 17만9000명 늘어나며 2개월 연속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층 실업률은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작년 4월보다 높아졌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하며 2017년 2~4월 이후 최장 기간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올라가는 이유는 고용률이 전체 생산가능인구를 모수로 하는 반면, 실업률은 취업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이다. 청년층 인구 중 취업자가 늘었지만, 취업 의사를 갖춰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청년의 숫자만큼 일자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실업률도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로 연기됐던 4월 9급 공무원 시험이 올해 정상적으로 시행되면서 관련 지원자들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 수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는 35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이 취업과 관련해 느끼는 고통은 한층 심한 것으로 예상된다. 주 36시간 미만 일하며 추가 근로를 원하는 인구와 구직 활동은 하지 않지만 취업이 가능한 잠재 경제활동인구까지 종합한 체감 실업률은 25.1%에 달했다.
노경목/정의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