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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2세들, 스타트업 키워 미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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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전문기업 코맥스의 변우석 대표는 1주일에 두 번씩 서울 역삼동에 있는 코맥스벤처러스에 출근한다. 변 대표가 2017년 세운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그는 이 회사를 통해 16개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변 대표는 “코맥스와 상부상조하는 점에 초점을 두고 각종 기술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 시장의 ‘큰손’이 된 중견기업 2세가 최근 3~4년 새 눈에 띄는 투자 실적을 내고 있다. 이들 투자의 특징은 기존 중견기업과의 다양한 협업 및 연구개발(R&D)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변 대표가 이끄는 코맥스벤처러스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설립 직후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TIPS·팁스) 운영사에 선정됐다. 실제 선정하는 스타트업도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인공지능(AI)을 다루는 기술기업들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코맥스가 2019년부터 박차를 가한 스마트홈 사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호 투자기업인 엔터플이 선두주자다. 서버리스 컴퓨팅 전문기업인 엔터플은 메신저 기반 스마트홈 기기 제어 솔루션을 코맥스의 ‘AI 모니터’에 넣었다. 클라우드 전문기업인 동고비소프트, AI 솔루션 기업 메이드인랩, AI 로봇비전 시스템 기업 플로이드 등도 전부 코맥스와 협업을 진행했거나 추진 중인 회사들이다. 변 대표는 이들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코맥스의 AI 스마트홈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변 대표는 “부친(변봉덕 회장)이 1968년 창업한 직후 오디오폰·비디오폰을 판매하며 성장한 코맥스는 이제 엄연한 기술기업”이라며 “이에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3년 안에 벤처캐피털(VC)을 설립하려고 한다”고 했다.

의약품 제조기업인 동구바이오제약의 2세 조용준 부회장도 벤처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가 투자한 기업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상장사가 되는 성과를 내서다.

조 부회장은 2012년 펩타이드 전문기업 노바셀에 투자하면서 이 분야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다. 이후 2018년 퇴행성 뇌신경질환 신약개발업체인 디앤디파마텍에, 2019년에는 동물질환 진단시약업체인 바이오노트에 투자했다. 2020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오 신약기업 지놈앤컴퍼니와 의료용 AI기업 뷰노에 각각 3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지놈앤컴퍼니와 뷰노가 지난해 말과 올초 상장했다. 노바셀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조 부회장은 “동구바이오와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바이오·의료기술 기업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바셀은 자사 펩타이드 기술을 토대로 동구바이오와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이외에 디앤디파마텍, 바이오노트 등이 동구바이오와 기술 협업을 진행 중이다.

조 부회장은 VC 설립에도 나선다. 올해 안으로 신기술사업금융회사 허가를 따낸 후 벤처 투자에 날개가 될 VC 설립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부산의 대표 조선기자재 기업 선보공업 2세인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도 2016년부터 최근까지 80개 회사에 200억원 이상의 투자자금을 투입했다. 초고속 냉각기기 제조기업인 리센스메디컬, 2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개발기업인 미국의 앰프리우스 등 제조기업인 선보공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기업이 대부분이다. 최 대표는 “주로 원천 기술기업을 발굴해 초기부터 꾸준하게 성장시키는 걸 선호한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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