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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前 '상위 0.6%'만 내던 종부세…문재인 정부 들어 대상 3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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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사람은 33만여 명이었다. 5000만 명 인구의 1%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 고가의 주택 보유자만 내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3년 만인 작년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두 배인 66만 명에 이르렀다. 올해는 종부세 대상자가 이보다 더욱 가파르게 증가해 서울에서 집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도 다수가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5년간 종부세 납부 대상 세 배 증가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과 이주환 의원은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 수를 77만~87만 명으로 전망했다. 유 의원은 과세 대상자가 급격하게 늘었던 2020년 수치를 제외하고 2017~2019년의 자료를 사용해 올해 87만 명이 종부세를 낼 것으로 봤다.

이 의원은 실제 납세 규모 파악이 가능한 2019년의 국세청 과세실적 자료를 토대로 공시가격 상승률 등을 반영해 추정했다. 종부세 부담을 느낀 3주택자 중 10%가 매물을 내놓아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시나리오에선 83만 명이 납세 대상이 될 것으로 계산됐다. 30%가 매물을 내놓을 경우 종부세 대상은 77만8000명으로 줄어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종부세 대상자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주택분 종부세를 낸 사람은 33만1763명이었다. 2018년에는 39만3243명으로 6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2019년엔 51만7120명으로 12만 명, 작년엔 66만7000명으로 15만 명 늘었다. 유 의원은 올해 20만 명 이상 증가해 종부세 대상자가 87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종부세 대상자가 100만 명을 넘을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올 들어서도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데다 정부가 공시가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 및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의 과표 적용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 강화된 ‘징벌적’ 세율
종부세 납부액은 더 큰 폭으로 뛴다. 이 의원은 올해 83만 명이 종부세 5조5525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고지액 1조5224억원에 비해 3.64배 많다. 문재인 정부 첫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액이 3878억원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세금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종부세율을 두 차례 인상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매년 높여 종부세 부담을 대폭 강화한 영향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 종부세는 주택 보유 수에 관계없이 과세표준에 따라 0.5~2.0%였다. 하지만 2018년 세법 개정으로 세율을 0.5~2.7%로 올리면서 3주택 이상 보유했거나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을 보유한 경우 기본 세율보다 높은 0.6~3.2%의 세율을 적용했다. 올해부터는 종부세율이 더 올라 1주택자와 비조정지역 2주택자는 0.6~3.0%, 다주택자는 1.2~6.0%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곱해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18년 80%에서 매년 5%포인트 상향되고 있다. 내년엔 100%까지 높아지게 된다.
종부세 개편 논의 시작해야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부유층만의 세금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해 종부세 대상인 아파트는 6채 중 1채꼴이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퇴해 소득이 매우 낮은 사람들이 종부세 납부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부세가 전가돼 실제로는 중산층 및 서민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보유세가 높아지면 월세 등을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유층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 약자인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에선 종부세 부담 완화에 미온적인 모습이다.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제외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여 대상을 축소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여권에선 오히려 반대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무주택자와 장기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종부세는 더 신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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