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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도 놀이공원처럼…1년 내내 즐기는 회원권 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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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처럼 연간회원권을 만들어 1년 내내 식물원을 즐길 수 있게 할 겁니다.”

한정훈 서울식물원 원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운영 전략을 차별화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물원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식물원에선 시도하지 않던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하며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일상에서 식물을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도심 가까이에서 언제든 특별한 ‘식물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3000여 종인 보유 식물 수도 2028년 8000여 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 서울식물원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달성했다. 인기 비결이 뭔가.

“지난해 코로나19로 6개월 가까이 문을 닫은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전국 식물원·수목원을 통틀어 월 방문객이 가장 많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반려 식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서울식물원은 버스나 지하철, 도보로 이동 가능하니까 평일에도 부담 없이 방문해 식물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나.

“‘꽃을 좋아하면 나이가 든 것’이라던 옛말이 무색하다. 방문객의 상당수는 30~40대다. 서울식물원 인스타그램의 팔로어 1만3000여 명 중 25~44세는 70%를 넘는다. 식물 문화가 전 연령대로 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식물원의 성장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코로나19로 대면 공간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대응 전략은.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은 종전의 두 배 이상 늘었다. 대면 기회가 줄어들면서 생긴 스트레스 등을 식물을 보며 치유하는 흐름이 생겨난 것으로 분석한다. 물론 운영 제한은 있다. 온실 전시는 입장 가능 인원의 30% 수준으로 축소 운영 중이다. 비대면 프로그램을 발굴해 전시장 휴관, 교육 중단 등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비대면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

“식물재배 키트를 보내주고 온라인 동영상으로 따라해보게 하는 ‘열두달 가드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료 비대면 클래스다. 자연물로 소품을 만들어보는 ‘어린이 아틀리에’란 프로그램도 있다. 매달 각 프로그램 참여자 200명을 모집하는데 5~10분이면 마감된다.”

▷다른 식물원과 차별화한 부분은.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문화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재미 있다. 여러 기후대별 식물을 안내하고 도시마다 다른 식물 문화를 소개하면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열대 기후대인 자카르타·하노이·보고타·상파울루, 지중해 기후대인 바르셀로나·샌프란시스코·로마·아테네·퍼스·이스탄불·케이프타운·타슈켄트 등 12개 도시의 생태환경과 독특한 식물문화를 보여준다.”

▷‘꼭 즐겨보라’고 권장하고 싶은 시설이나 콘텐츠는.

“온실 열대관 안 지상 5m 높이의 공중 보행로 ‘스카이워크’가 자랑이다. 그 위를 걸으면 수고가 높은 열대식물의 수관(나무줄기 윗부분 모양) 부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열대우림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차별화 방안으로 또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놀이동산처럼 연간회원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최근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 등과 자문회의를 열고 관련 논의를 했다. 식물 마니아들이 수시로 식물을 관찰하고 영감을 얻거나 치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가드닝 관련 체험 및 교육 콘텐츠도 더 새롭고 흥미롭게 만들 생각이다. 미래 세대가 식물에 관심을 두고 생물종 다양성, 환경 보전 중요성 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외 식물원과도 협력 및 교류를 하나.

“국내외 식물원과 식물 수집, 보전을 위해 꾸준히 교류해왔다. 미국 뉴욕식물원과 미주리 식물원, 영국 에덴프로젝트 등과 협력 관계다. 2018년에는 로마 사피엔자대 식물원으로부터 월계수, 호랑잎가시나무를 기증받았다. 언젠가는 서울식물원도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다.”

▷올해 운영 전략은.

“지난 1월 취임하고 4개월 차다. 식물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데 집중할 거다. 서울식물원은 이달 필지 정리를 마무리하고 산림청에 수목원으로 등록한다. 더욱 적극적으로 식물을 수집하고 다양한 전시기법을 시도할 생각이다. 서울식물원이 시민에게 활력을 주면서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존재감이 커지길 기대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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