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10일(17:5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물산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이 만기 3년과 5년, 7년으로 구성된 회사채를 총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지난해 9월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물산이 1년도 안 돼 다시 발행 시장을 찾은 이유는 계열사로부터 롯데월드타워·월드몰 소유권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롯데물산은 지난달 22일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로부터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소유권 지분을 1조3855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월드몰의 토지와 건물은 롯데물산 75%, 롯데쇼핑 15%, 호텔롯데 10%의 지분율로 나눠갖고 있다. 거래가 완료되면 롯데물산이 100% 소유권을 갖게 된다.
롯데물산은 거래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치뤘다. 잔금 90%는 다음달 16일 지급해야 한다. 롯데물산은 5000억원은 보유 현금으로, 9000억원은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롯데물산은 작년 말 기준 87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지난 3월엔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외화차입금 5000억원을 마련했다. 이번에 회사채를 발행하면 지분 인수 대금은 모두 조달하게 된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월드몰 운영이 주업이다. 지난해 레지던스 분양 매출(2361억원), 매장 임대 매출(2217억원) 등 총 48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33억원이다.
작년 말 총차입금은 2조1940억원,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3238억원이다. 약 3조원이 든 롯데월드타워·월드몰 개발 사업으로 인해 롯데물산도 차입금이 늘었다. 2017년 개장 후 현금이 유입되면서 재무 부담이 조금씩 줄었지만, 이번 잔여 지분 인수로 다시 재무 구조가 압박을 받게 됐다.
다만 현재 AA-인 신용등급 강등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분 추가 확보로 연간 500억원 가량의 영업현금흐름이 증가하게 된다”며 “재무 부담이 커지겠지만 자체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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