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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 단원들 보는 앞에서 공개처형"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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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 중인 북한인권운동가 박연미(27·사진)씨가 지난 7일(현지 시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북한 예술가를 공개처형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폭로했다.

박씨는 2007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과 몽골을 떠돌다 2009년 한국에 정착했다. 성인이 된 후에는 북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했다. 2014년 영국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뽑혔다. 2016년부터 미국에 터를 잡았고 올해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영상에서 박씨는 "최근 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가 다른 예술가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 당했다"며 "처형 후 당국은 단원들에게 직접 삽으로 땅을 파서 시신을 수습하라고 강요했다. 끔찍한 일이었다"고 폭로했다.

조현우 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가 처형 당한 계기는 광명성절(김정일 탄생일) 기념 공연 때문이라고 했다. 박씨는 "매년 2월 16일 북한에선 광명성절을 기념해 공연을 연다. 북한 예술가들이 김정은 취향에 맞는 공연을 펼치려 분주한 시기"라며 "올해는 김정은이 선호하는 '그림자 요술'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퍽 마음에 들어한 공연이었다. 남자 마술사가 얇은 천막 뒤에서 보조자인 여성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이었다. 행사가 끝난 후 김정은의 반응이 예술단에 전파됐다. 특히 그림자 요술을 보여준 이들을 치하했다고 전해진다.

박씨는 "지휘자가 이걸 보고 친한 단원에게 '별 거를 다 치하하네'라는 식으로 지적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게 아니지만 이야기를 들은 단원이 당국에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전해들은 김 위원장이 격분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그는 "김정은은 다음날 단원들을 포함해 평양의 모든 예술가를 불러 모았고, 그들 앞에서 AK-47 기관총을 사용해 조현우 지휘자를 총살했다"며 "90발이나 쐈다. 시체가 묵사발이 될 때까지 총살한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친한 친구나 이웃이 고발하는 사례는 북한에선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 변금주 씨가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박씨는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공산당은 인민들에게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다고 선전했다"며 "어머니는 이웃에게 '믿질 못하겠다'고 이야기했고 곧 고발 당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사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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