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도 실패”
한국경제신문이 문재인 정부 출범 4년을 맞아 지난 4~6일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44%가 ‘아주 잘못했다’고 답했다. ‘잘못했다’(28%)는 응답과 합치면 부정 평가가 72%에 달한다. ‘잘했다’는 8%였고, ‘아주 잘했다’는 응답은 없었다. 국정 운영에 학점을 매긴 결과도 참담했다. ‘F’가 38%로 가장 많았고, ‘D’가 28%로 뒤를 이었다. ‘B’는 20%, ‘C’는 10%였고 ‘A’는 6%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 방역’이 48%로 1위였다. ‘없다’는 응답이 24%로 뒤를 이었다. ‘부정·부패 척결’은 14%, ‘외교·안보·대북정책’은 8%, ‘국민 통합’은 2%였다. 가장 잘못한 분야로는 ‘부동산정책’이 50%를 차지했다. ‘경제 살리기’(22%), ‘국민 통합’(14%), ‘외교·안보·대북정책’(8%)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부정 평가(아주 잘못했다 48%, 잘못했다 32%)가 80%로 압도적이었다. ‘부동산정책’(52.5%),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40%), ‘주 52시간제 등 노동정책’(2.5%) 등을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공정성 개선 성과도 박하게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64%가 ‘더 불공정해졌다’고 답했다.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28%였고, ‘더 공정해졌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경제 회복 위해 규제부터 완화해야”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은 1년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국민 통합’(24%)을 1순위로 꼽았다.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인성교양학부 특임교수는 “한국 사회가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면서 양분화가 심각해졌다”며 “문 대통령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을 임기 말에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살리기’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중점 추진 과제로 꼽은 응답도 각각 22%를 차지했다. 이어 ‘코로나 방역 및 백신 확보’(18%), ‘외교·안보·대북정책’(8%), ‘부정·부패 척결’(2%) 등 순이었다.
국민 통합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응답은 62%로 과반을 차지했다. ‘사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서도 62%가 찬성했고, 28%는 반대했다.
경제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규제 완화’를 꼽은 응답이 36%로 가장 많았다. ‘일자리 창출’(28%), ‘노동 개혁’(18%), ‘기업 투자 유도’(8%), ‘기술 혁신’(6%)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4%가 ‘공급 확대’라고 답했다. ‘보유세·거래세 등 세제 완화’(36%), ‘임대사업자 규제 완화’(4%),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2%) 등도 대책으로 꼽았다. ‘현행 규제 유지’(4%)라는 대답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한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철회해야 한다’는 응답이 62%로 과반이었다. ‘추진하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응답은 28%였고,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개헌론에는 부정적 반응 우세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개헌론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대선을 전후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8%가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개헌을 추진할 경우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 중임제 또는 연임제 도입’을 꼽은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대통령제하에서의 대통령 권력 분산’과 ‘내각제 도입’이 각각 26.7%로 뒤를 이었다.코로나19 방역 수준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준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48%를 차지했다.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34%,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8%였다.
■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 (가나다 순)
△강성진 고려대 교수 △김도형 전 한림대 겸임교수 △김동훈 연세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상봉 한성대 교수 △김소영 서울대 교수 △김원식 건국대 교수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김주형 서울대 교수 △김진일 고려대 교수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 △김태윤 한양대 교수 △노대래 법무법인 세종 고문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영범 한성대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박원호 서울대 교수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박휘락 국민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안동현 서울대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 △양준모 연세대 교수 △옥동석 인천대 교수 △이만우 고려대 명예교수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교수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준기 연세대 교수 △이준한 인천대 교수 △임영균 광운대 명예교수 △장범식 숭실대 총장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전삼현 숭실대 교수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조무형 이화여대 교수 △조영기 국민대 교수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 △채승진 연세대 교수 △최병호 부산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하연섭 연세대 교수 △하준경 한양대 교수 △황태순 정치평론가 △익명 요구 2명
임도원/강영연/전범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