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환자의 중증 악화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렉키로나는 지난 2월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의료 현장에서 사용된 지 만 3개월이 됐다.
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렉키로나는 국내에서 고위험군 코로나19 경증 환자 2600명 이상에게 처방됐다. 이 중 450명 이상이 부산의료원에서 렉키로나를 투여받았다. 국내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최대다.
렉키로나는 60세 이상이거나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가진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쓰인다.
김동완 부산의료원 중환자실장은 "렉키로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에 쓸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라며 "2월 19일 이후 렉키로나를 투여한 경증 환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1명뿐이고 사망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긍정적인 경과에 따라 부산의료원은 처방 가능한 코로나19 경증 환자에게 가급적 내원 당일에 렉키로나를 투여하고 있다. 환자들의 입원 기간을 줄이는 데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김 실장은 "코로나19 환자는 증상이 발생하고 10일이 지난 후에 임상 결과 등을 검토해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어, 최소 입원 기간이 10일 정도"라며 "렉키로나를 투여한 환자 대부분이 입원일 기준 11일째에 퇴원하고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렉키로나의 글로벌 공급을 추진 중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3월 렉키로나의 정식 품목허가 전 사용을 권고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한 공급을 위해 유럽 개별 국가들과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주요국 규제기관과도 렉키로나 허가를 위한 협의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10만명분의 렉키로나 생산을 완료했다. 글로벌 수요에 따라 FDA 인증(cGMP) 인증을 받은 셀트리온 송도 공장에서 연간 150만명에서 최대 300만명분의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렉키로나가 주요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력 동물시험 결과, 바이러스 감소를 확인했다. 이 결과는 미국의 생물화학 및 생물물리 연구저널인 'BBRC'에 제출됐다.
또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렉키로나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6개 유전형 전체에 대해 중화능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영국 변이주에서도 이전 변이와 마찬가지로 강한 중화능력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에 추가해 각종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병용 항체 치료제 개발에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렉키로나의 13개국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은 지난달 6일 목표환자 총 1300명의 투약을 완료했다. 내달까지 3상 결과를 도출해 국내외 허가기관에 제출한다는 목표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