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유일한 전통찻집 ‘다향만당’(사진)이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21년 만에 문을 닫는다.
4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최근 대의원총회를 열고 다향만당을 폐점한다는 사업계획안을 통과시켰다.
폐점의 원인은 낮은 수익성이다. 사업계획안에는 “매출과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적자를 내면서 필수적이지 않은 매장인 다향만당 운영을 종료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00년 문을 연 다향만당은 2007년과 2016년에도 폐점 위기를 겪었다. 학생들의 반대로 문을 닫지 않았지만 경영난이 계속됐다. 2016년부터 학생들이 ‘다향만당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경영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19년 연간 적자는 465만원이었다.
학생들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다향만당을 폐점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다. 매주 두 번씩 다향만당을 찾았다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 김윤진 씨는 “다향만당은 학교 차원에서 지켜야 할 전통문화 공간”이라며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는데 수익을 이유로 폐점시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재현 생협 학부생 이사는 “학생들이 공부하기 편하도록 좌식 중심의 인테리어를 바꾸고 사업성이 높은 공간으로 옮기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의원총회에선 다향만당 외에도 생협이 운영하는 교내 학생식당, 카페, 편의점을 통폐합하는 안건도 논의됐다. 사업계획안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수업 지속이 예상돼 이용자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며 “매장 통폐합 및 운영시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서울대 생협은 학생식당 6개, 카페 5개, 편의점과 문구점 16개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향만당 폐점과 식당 통폐합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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