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이 '불가리스 사태'를 책임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4일 밝혔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50%가 넘는 남양유업 지분 처분에 대해선 별도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이 쏠린다.
홍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불가리스 사태 등)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약 5분간 준비된 입장문을 읽어내려간 뒤 질의응답 없이 퇴장했다. 입장문에 본인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는 담겨있지 않았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다. 코스피 상장사인 남양유업의 지분을 51.68% 보유하고 있다. 홍 회장의 아내인 이운경 씨(0.89%), 동생 홍명식 씨(0.45%), 손자 홍승의 씨(0.06%)의 지분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은 53.08%에 달한다.
이날 홍 회장의 사퇴로 남양유업 사내이사 4석 중 3석이 공석이 됐다. 지난 3일 이광범 대표이사가 불가리스 사태를 책임지겠다며 사내 메일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고, 홍 회장의 큰아들인 홍진석 상무는 지난달 회삿돈 유용 등을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조만간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참석한 남양유업 관계자는 "회장 개인 지분 매각 및 대주주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회장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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