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한달 가까이 '반(反)페미니즘 정서'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펼치면서 '젠더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진 전 교수의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진 전 교수는 지속적으로 성별갈등을 유발시키며 남성을 향해 한남충이라고 하고 얼마전에는 한국 남성들의 성기를 비하하며 조롱하고 있다"며 "건전한 성평등 담론이 아니라 한쪽을 지나치게 공격하고 성희롱하며 남녀가 서로 증오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전 최고위원은 GS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GS25가 캠핑 관련 이벤트 홍보 포스터로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 “핫도그 구워서 손으로 집어 먹는 캠핑은 감성캠핑이 아니라 정신 나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 동네 GS25는 점주가 ‘오또케 오또케’ 하는 사람은 아르바이트생으로 사절한다고 해서 점주 교육시키고 불이익 주겠다는 이야기 하던데”라며 “똑같은 회사가 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책임자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밝히지 못하는 걸까”라고 글을 남겼다.
진 전 교수는 3일 이 전 위원의 글에 댓글로 “소추(작은 성기)들의 집단 히스테리가 초래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남겼다. 이후 네티즌들은 그의 댓글에 또 댓글을 달며 갈등을 벌이는 모양새다.
논란이 된 GS25 포스터는 여성주의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가 한국 남성을 비하할 때 쓰는 손 모양의 일러스트가 사용됐다며 반발을 샀다. 몇몇 남초 커뮤니티(남성이 많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GS25가 과거 올린 상품 판매 이미지에서도 비슷한 손 모양이 계속 등장한다”며 “이번 사건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서울 노원구 한 GS25 편의점의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문에 ‘소극적이고 오또케오또케 하는 분, 명절이나 집안일로 자주 빠지시는 분은 지원하지 말라’고 쓰여 여성 비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오또케오또케’는 여성이 급한 상황에서 ‘어떡해’만 반복해 외친다는 뜻의 여성 비하 표현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달 9일 이 전 위원의 페이스북 게시글부터 시작됐다. 이 전 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0대 남성의 지지를 얻지 못한 원인을 페미니즘에 대한 20대 남성의 반감이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를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일 종합편성채널에서 진행한 TV 토론회에서도 두 사람은 젠더 이슈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최다은 기자